오피니언일반

[이경우의 따따부따] 다양성이야말로 ‘Colorful DAEGU’ 아닌가

이경우언론인


대구시가 시청 신청사를 어디에 지을지를 올 연말까지 결정하겠다고 선포하고 조례까지 제정해서 추진하자 현재 청사가 위치한 중구청부터 반발한다. 왜 현 위치에서 증개축할지부터 검토하지 않고 옮기는 것을 전제하느냐고. 대구시는 10년 전부터 현 청사가 비좁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니 도시 규모와 여건에 맞는 새 청사를 지어야 한다며 청사 신축기금을 비축해 왔다. 그 후보지 중 현 위치도 포함되는데 왜 지금에 와서 반대하는지 논리가 궁색하다.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하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이 편파적이라거나 결정권을 가진 시민참여단 규모가 250명으로는 부족하다는 등 저마다 내세우는 이유들은 다양하다. 사실 신청사를 새로 지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이미 범시민적 공론이 된 지 오래다. 그곳이 어디인지를 터놓고 논의해보자는 대구시의 방안을 대놓고 반대 하는 것도 이상하다. 물론 자신들의 지역으로 시청사를 유치하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대구를 위해서는 정말 어느 곳이 좋은지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하는 지혜가 아쉽다.

‘Colorful DAEGU’는 2004년부터 사용해 온 대구의 도시 브랜드다. 그런데 이 ‘Colorful DAEGU’가 대구의 이미지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시중의 여론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다양한 여러 의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Colorful’하다고 할 만하지 않나. 대구시가 이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3년이나 걸려 검토를 했다. 용역을 맡기고 토론에 붙이고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했더니 그래도 ‘Colorful DAEGU’를 그대로 쓰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는 거다. 대신 심벌의 색깔 중 2개를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3억5천만원이나 들인 결론이 겨우 동그라미 두 개 바꾼 거냐고 비난을 퍼붓는다.

시민들의 뜻을 물어보니 그래도 대구 브랜드로 ‘Colorful DAEGU’ 만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과다.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전제가 오히려 이상하다. 3년 걸려 얻은 결과니 큰 혼란 없이 색깔만 바꾸어 쓰는 것도 시민의 뜻이라면 굳이 우길 일도 아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민주적 방법으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 다수가 결정하면 그 과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Colorful DAEGU’의 이미지를 살리는 길 아니겠나.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대구시와 시민단체, 지역민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시가 시민들의 뜻을 알아보겠다고 원탁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반대 측에서는 들러리 서기 싫다며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공청회를 열어 팔공산 보전과 복원, 지속가능한 이용방안 등을 모색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원탁회의에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자 대구시가 원탁회의를 통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왜 시작도 하기 전에 그런 전제를 하는지, 지금 국회와 사정이 비슷하다. 공개된 시민원탁회의 장에서 반대하면 안 되나? 어떤 정책이나 사업이든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고 반대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모두가 찬성하는 그런 사업은 왕조시대나 독재정권 시절에나 가능했다.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고 특별히 득 보는 집단이나 특정인이 없도록 공정하게 진행하면 될 것 아닌가.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문제, 환경이냐 개발이냐는 그야말로 시간이 결정하게 될 논쟁 같다.

어떤 사업이든 논란이 있기 마련이고 반대하는 상대를 완벽하게 설득시키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업도 있을 수 있다. 여기에 권력이 정치의 옷을 입고 일방을 편들거나 전문가의 입을 빌려 진실의 기준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고 옳다고 여긴다고 해서 그 결정이 무오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토론을 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래도 그 길만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이야말로 ‘Colorful DAEGU’의 이미지다. 논란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의 많은 현안들이 토론과 설득을 통해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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