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재검토 TK 의원들 책임공방만 “대안 마련해야”

발행일 2019-06-30 16:25: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21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김해 신공항의 재검토로 동남권 신공항 재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TK) 여야가 사태 해결은 뒤로 한 채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2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울·경 단체장이 간담회를 개최한 뒤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자 TK 여야가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TK를 지역구로 둔 한국당 및 민주당 의원들은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하고 정부도 동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는 없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후 TK 여야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정부와 여당을 향한 실질적인 대안제시는 전혀 없고 네탓 공방에 바쁜 모습이다.

TK 민주당은 지역 여론의 반발이 확산되자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탓으로 돌리고 있고, TK 한국당은 지역간 편 가르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당 김광림 최고위원(안동)은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금 선거에서 ‘한 표’ 더 얻으려고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모조리 무너뜨리고 있다”며 “10년 전 갈등의 시대로 시곗바늘을 되돌려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가덕도 신공항 재검증은 정부 여당의 TK 패싱이 아니다”며 “올해 1월 TK단체장들이 K-2·대구공항 통합이전이 우선 추진되면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허용하겠다고 한 것이 PK와 국토부,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사태를 야기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행보를 보이는 지역 정치권을 바라보는 지역민들도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성구에 사는 이한영(39)씨는 “부·울·경 단체장들이 수개월에 걸쳐 추진력 있게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관철시킬 동안 TK 의원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TK 민주당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확실한 입장도 밝히지 못하고 있고 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에 강력대응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지 대안 제시하나 못하고 있는 상황에 한숨만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TK 여야가 대책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정부의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실제 민주당 대구시당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해외 용역기관과 수차례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 총리실에 간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총리실이 내년 총선 전에는 결론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내년 총선에서 PK 지역을 염두에 둔 총선용에 불과하다는 해석인 셈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이 현 사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김해 신공항 재검증에 이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진행된다면 지역 정치권에서 내놓을 대안이 있기는 한지 의문스럽다”며 “중구난방인 TK 여야가 한데 모여 뜻을 합치고 대안을 마련하는 등 응집력을 보여주고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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