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정상이 30일 판문점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정전선언 이후 66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과 김정은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에 국내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이 쏠렸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물결이 일어나길 바라는 세계인의 열망이 크다.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금용필 대구·경북창업포럼의장(대구가톨릭대 교수)=이번 북·미 회담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3국의 경제적 교류가 더욱 친밀해지고 높아졌으면 한다. 남한의 자본과 인프라, 북한의 인력과 자원, 미국의 전략적 지원을 통해 서로 협력한다면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이 충분히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경제적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점차 교류해 그 차이를 메우고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보장받는 환경과 신뢰가 우선적으로 쌓여야 한다. 지역 창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있지만 미국의 잘 갖춰진 창업 인프라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 장기적으로 창업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많은 지역기업이 개성공단 등 북한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뿐만 아니라 북한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도 모색해야 한다.

△문혜윤(경북대 4년·여)씨=책에서나 봐왔던 역사적인 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로 올라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것은 비핵화와 동시에 평화가 앞당겨지고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잊지 못할 한국전쟁이 있고 66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인질 등 북한에 대해 용서 못할 일들이 많았다. 또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양국 간 협상 결렬로 실망도 컸다.

이번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위해서 전 세계가 담합해 나간 쾌거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남북도 긴장과 부담을 덜어내고 한반도에 평화의 문이 열리길 바란다. 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박은혜(35·주부·대구 서구 평리동)=연일 미국이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등 위협하는 뉴스를 자주 접하다 보니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한 적 있다.

그런데 미국과 북한이 60여 년 만에 만나는 것으로 보고 정말로 통일의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번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분명히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마중물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이번 남·북·미 정상들의 회동으로 남북관계가 한층 더 진전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올해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아 지난 4월에 열린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북한 마라토너 초청이 무산돼 아쉬웠다. 이번 DMZ 회동으로 만들어진 좋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내년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북측 선수들의 참가는 물론 남북 체육 교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DMZ를 통해 북한 땅을 밟았다. 그 순간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특히 남·북·미 3국 정상이 분단의 현장인 DMZ에서 자리를 함께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오늘 3국 정상의 회동을 모멘텀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 하루빨리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

△하태혁(34·대구 동구 동촌동)=최근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계 회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 때문에 개성공단 등 남북 간 교류 협력사업이 중단돼 있었는데 이번 일로 인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조만간 재개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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