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못 구하는 대구보훈병원…보훈대상자 불편 가중

발행일 2019-07-09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보훈병원 재활의학과 반쪽짜리 운영

-지난해 11월부터 전문의 공개채용 했지만 지원자 없어

9일 오후 대구보훈병원 로비에 붙어 있는 진료과목별 외래진료일정표. 이 병원은 전문의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정표에 채워져 있어야 할 과목별 전문의 칸 곳곳이 공란으로 비어 있다. 김진홍 기자


대구보훈병원(이하 보훈병원)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고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훈대상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 진료가 오전에만 이뤄지는 등 ‘반쪽짜리’ 운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보훈병원 등에 따르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1명이 퇴사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재활의학과 전문의 공개 채용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지원자가 단 1명도 없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나머지 전문의마저 지난 2월 퇴사하면서 재활의학과 진료는 오전(오전 8시30분∼낮 12시30분)에만 이뤄지고 있다.

화·목요일은 경북대 재활의학과 교수가, 금요일은 칠곡경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돌아가며 진료를 보고 있다. 월·수요일은 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재활의학과 진료를 보고 있는 처지다.

보훈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한 상이군경회 회원은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며 “집이 먼 회원은 오전 시간에 맞춰 오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의료계는 보훈병원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임금 책정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최근 요양병원 등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필요로 하는 민간 병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재활의학과 전문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보훈병원 역시 재활의학과 교수들에게 기본급에 성과급 인센티브를 더한 임금을 제시하지만 통상 민간 요양병원에 비해 적게는 월 600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계명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대구가 타지역 대비 재활의학과 전문의 숫자가 부족한 편”이라며 “수요는 많은 데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대구의 재활의학과 전문의 임금이 높아 다른 지역에서 대구로 오는 의사도 많다”고 말했다.

보훈병원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 전문의 공석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국가보훈처에 이 문제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보훈대상자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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