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

황태진

북부본부장

반딧불이의 고장, 국제밤하늘보호공원,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 등 근현대 작가들의 고향인 문향의 고장 등등 청정 자연 속에 문화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영양군.

그러나 ‘고속도로·4차로·철로 등 3로가 없는 전국 유일의 육지 속의 교통섬’으로 남아 있어 도시와의 접근성으로 인해 문화관광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교통 오지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영양과 청송을 연결하는 국도 31호선은 영양의 관문이지만 급커브 및 낙석, 2차선 노폭 협소, 선형 불량 등으로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4차선 확장이 필요하다.

영양군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영양읍 서부리 구간 16㎞에 대한 4차선 확장공사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외면당했다.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확장돼야 하지만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진전이 없었다.

특히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구간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 당국에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수차례 건의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됐다.

지난 2016년 1월 인근 지역인 청송을 지나가는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에 따른 접근성 향상 등이 기대됐다.

하지만 영양읍 소재지와 고속도로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에 불과해 동청송·영양 IC 진입에만 30분 이상 소요돼 변화된 교통환경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수차례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간 도로 선형개량을 건의했으나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비타당성에서 탈락했다.

또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영천~영양~강원 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 계획에도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미반영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정부는 경제성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양군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국도 31호선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4차선 도로가 없는 곳, 정부가 목표하는 30분 내 고속도로 진입 가능 구역 미포함 지역, 철도가 없는 곳으로 최악의 교통 소외지역이 영양군이다.

군은 이 같은 지역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알리기 위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천여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양군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주민 82%가 31번 국도 4차선 확·포장이 매우 시급하다고 답했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낙후지역 연계 도로망 확충을 위해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을 정부에 또 다시 건의했다.

여기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조의 2에 따라 낙후도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제시했다.

임기 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는가 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오도창 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영양군의 성장 돌파구 마련과 주민 소득증대 등을 위해서는 국도 31호선 확·포장사업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정부 및 관계부처는 아직도 경제성만 따진다.

교통 인프라 구축은 경제적 타당성을 가지고 타 지역과 동일한 기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 균형발전과 생존권 보장차원의 정책으로 판단돼야 한다.

영양군은 전국 최고의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문화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막힌 흐름을 뚫어 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육지 속의 섬 교통오지인 영양군이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 돼 ‘가고 싶은 영양, 머무르고 싶은 사통팔달 영양’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황태진 기자 tjhw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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