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도 청년농부 작두콩 부부

▲ 청도 산나래 농장 김태현·김혜미 부부와 아들 모습. 부부는 아들을 위해 귀농을 선택했다.
▲ 청도 산나래 농장 김태현·김혜미 부부와 아들 모습. 부부는 아들을 위해 귀농을 선택했다.


민선 7기 경북도정을 꿰뚫는 키워드는 ‘청년’이다.



이처럼 청년이 도정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된 것은 최근 10년간 도내 청년 인구가 연평균 6천500여 명이나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도내 23개 시·군 중 19개 시·군은 30년 내 소멸위험(한국고용정보원·2018) 지역으로 대두되면서 지자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청년농부, 도시청년시골파견제, 청년 커플창업 등 다양한 청년 유입정책으로 경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청년(만 15세~39세·경북도 청년기본조례)들의 삶의 현장을 가본다.



◆청도 산나래 농장, 작두콩 농사짓는 젊은 부부

청도군 이서면에서 작두콩을 재배하는 산나래 농장 김태현(40)·김혜미(38) 부부는 귀농 3년차 청년 창업농부다.



아직 소득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올해는 매출 2억 원 달성을 마음 먹고 있다. 이 부부는농업이 새로운 블루오션 임을 확신한다. 농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신한 때문이다.



남편 김태현 농장대표는 “도시 생활에서는 할 수 없었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유치원을 다니는 아들(7)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 등 정말 귀중한 것을 찾은 것이 귀농 후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 청도군 이서면에서 작두콩을 재배하는 산나래 농장 김태현(40)·김혜미(38) 부부는 농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임을 확신한다.
▲ 청도군 이서면에서 작두콩을 재배하는 산나래 농장 김태현(40)·김혜미(38) 부부는 농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임을 확신한다.


◆아들을 위해 귀농을 선택한 젊은 부부

부산에서 직장인이었던 이들 부부는 2013년 아들이 태어나면서 귀농을 결심했다.



평소 극심한 비염으로 고생하던 김태현 대표는 공기 좋은 자연 환경을 아들에게 제공하고 싶었고, 더불어 가족과의 행복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막상 귀농을 하려니 아내 김혜미 대표가 회의적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거제도에서 시골생활을 했던 김혜미 대표는 농촌 생활의 힘듦을 경험한 터라 부정적인 생각이 짙은 때문이었다.



이에 남편 김 대표는 아내에게 농촌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심어줄 구체적인 귀농 계획을 수립하기 전까지 일체 귀농에 대해 함구했다.



그리고 3년 동안 가족이 주말여행을 하면서 귀농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슬쩍슬쩍 분위기를 잡았다.



남편 김 대표는 “주말여행을 하며 귀농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려고 전원생활의 멋진 장면을 언급하기도 하고, 농업의 전망과 가족의 미래에 대해 속내를 드러내곤 했다”고 웃음 짓는다.



그러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귀농에 대한 의견과 장소를 탐색하는 것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마침내 아내로부터 ‘귀농 찬성’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귀농 장소 결정권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겼다.



아내 김 대표는 귀농지 선택에 대해 “친정과 시댁이 있는 부산과의 거리에서 1시간 이내인 곳, 어린 아들을 위해 학교나 생활편의시설이 멀지 않는 곳, 농지가격이 적당하고 공장이나 혐오시설로 인한 생활환경이 나쁘지 않는 곳 등을 고려했다”고 밝힌다.



그래서 최종 낙점된 곳이 공기좋고 물맑은 청도군이다.



▲ 김태현 대표는 자신의 농장 대표 작물인 작두콩 줄기를 손질하며 미소 짓고 있다.
▲ 김태현 대표는 자신의 농장 대표 작물인 작두콩 줄기를 손질하며 미소 짓고 있다.


아내 김 대표는 “처음엔 주로 경남 지역 농촌을 위주로 다녔는데, 우연히 들른 청도에 무작정 반했다. 부산이나 대구 등 인근 도시와 가깝고, 주변에 공장이나 혐오시설이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라 맘에 꼭 들었다”고 설명한다.



2017년 청도군 이서면에 정착했다. 1천500㎡ 규모의 농지를 구입해 처음에는 부산과 청도를 오가며 작두콩 밭을 일궜다.



귀농 후 청도군청에 후계농을 신청하러 갔다가 청년창업농에 대한 안내를 받아 김태현 대표는 지난해 청도군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됐다.



◆귀농의 성공노하우

귀농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인 지출도 적지 않았지만, 귀농을 실행하기까지 5년의 시간을 사용했다.



남편 김 대표는 도시농부학교를 다니며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인터넷을 활용해 작물재배방법, 판로계획 등 귀농 준비를 착실히 했다.



부부는 2015년 직장을 접고, 부산에서 조그만 창고를 대여해 친환경농산물 온라인 판매와 농산물 판로에 관한 유통 연구를 시작했다.



남편 김 대표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판로를 개척하고자 농산물 판매와 유통을 연구하면서 원물의 생산 가공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 그 시기에 기능성 침출 차를 접하면서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작두콩을 재배 품목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배 품목 결정에 대해 “지역에서 재배하지 않는 작두콩을 재배품목으로 삼았더니 주변에서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관심을 보였다. 지역민들의 친절한 인정이 귀농정착에 한 몫 했다”고 밝힌다.



김 대표 부부는 귀농 노하우에 대해 “정보화 시대에 귀농준비로 고민했던 부문이 상품 판로와 수익창출 해결이었다면, 생산제품의 재배기술과 우수한 품질은 귀농의 필수조건이다”라고 밝힌다.



예외 없이 김 대표 부부도 귀농 후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다.

남편 김 대표는 극복할 수 있었던 위기에 대해 “여러 변수로 나빠진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선책으로 잦은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몇 년 동안의 귀농준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중 가족의 동의와 지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 온가족이 작두콩 밭을 돌보고 있다. 넝쿨식물인 작두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유인줄·지주대 작업을 한다.
▲ 온가족이 작두콩 밭을 돌보고 있다. 넝쿨식물인 작두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유인줄·지주대 작업을 한다.
▲ 8월말부터 11월까지는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어린작두콩을 껍질째 수확해 세척 후 잘라 건조(자연)작업을 한다.
▲ 8월말부터 11월까지는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어린작두콩을 껍질째 수확해 세척 후 잘라 건조(자연)작업을 한다.


▲ 지줏대를 타고 작두콩이 무럭무럭 자라 풍성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 지줏대를 타고 작두콩이 무럭무럭 자라 풍성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가공형 체험농장으로 키운다

김 대표 부부는 차근차근 준비과정을 통해 머잖은 날에 현재 운영하는 산나래 농장을 체험형 농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고객이 가공체험형으로 운영되는 우리 농장에서 자체 상품생산과정 체험 활동으로 인해 가지는 제품의 신뢰성은 당연히 높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한다.



산나래 농장의 일등 상품인 작두콩 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인증인 무농약 인증 작두콩으로 생산한다. 작두콩은 김 대표 부부만의 로스팅 기술로 재배돼 친환경 수제 차로 탄생되고 있다.



잘 건조된 어린작두콩엔 생생한 자연의 냄새가 나는 것처럼 탄생된 친환경 수제 작두콩 차는 태우고 튀긴 차들과는 다른 구수한 맛과 풍미를 가진다. 당연히 고객 상품 만족도 또한 최상위다.



김 대표 부부는 “현재 주력 상품인 수제 작두콩 차 등 무농약 우엉차·여주차, 보리차, 옥수수차도 생산하고 있다”며 “현재 1천600㎡ 규모인 밭에 고구마와 옥수수도 재배하고 있어 수확 후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청년창업농 노루궁뎅이버섯과 상황버섯 등 아로니아를 가공해 상품화 하는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농산품을 생산해 로컬푸드 등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산나래 농장의 일등 상품인 작두콩 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인증인 무농약 인증 작두콩으로 생산된다. 부부가 자신들이 만든 작두콩 차를 보면 만족해 하고 있다.
▲ 산나래 농장의 일등 상품인 작두콩 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인증인 무농약 인증 작두콩으로 생산된다. 부부가 자신들이 만든 작두콩 차를 보면 만족해 하고 있다.


▲ 산나래 농장에서는 직접 경작한 작두콩 차와 함께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노루궁뎅이버섯과 상황버섯, 아로니아를 가공해 상품화 하는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농산품을 생산해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하고 있다.
▲ 산나래 농장에서는 직접 경작한 작두콩 차와 함께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노루궁뎅이버섯과 상황버섯, 아로니아를 가공해 상품화 하는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농산품을 생산해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하고 있다.


▲ 산나래 농장에서는 직접 경작한 작두콩 차와 함께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노루궁뎅이버섯과 상황버섯, 아로니아를 가공해 상품화 하는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농산품을 생산해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하고 있다.
▲ 산나래 농장에서는 직접 경작한 작두콩 차와 함께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노루궁뎅이버섯과 상황버섯, 아로니아를 가공해 상품화 하는 등 20여 가지의 친환경 농산품을 생산해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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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제 작두콩 차 생산 과정

2월(퇴비 뿌리기), 4월(모종 정식), 5월(유인줄·지주대 작업), 5월~9월(제초작업), 8월말~11월(수확·세척·건조)



겨울부터 푹 쉬었던 밭에 2월이 되면 영양 많은 퇴비뿌리기 작업이 시작된다. 토양에 양분을 더하기 위해서다.



4월엔 포트에 파종한 작두콩모종을 밭에다 정식한다. 5월엔 넝쿨식물인 작두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유인줄·지주대 작업을 한다.



그리고 일체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작두콩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하는 제초 작업(부부가 손으로 일일이 함)은 5월에서 9월까지 진행된다.



8월말부터 11월까지는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어린작두콩을 껍질째 수확해 세척 후 잘라 건조(자연)작업을 한다.

내년에 종자로 쓸 튼실한 작두콩은 서리가 내린 후 건조 후 보관한다.



건조된 어린작두콩껍질은 김 대표 부부만의 기술로 무쇠가마솥에서 찌고 덖는 과정을 통해 구수한 친환경 수제 작두콩차로 탄생된다.





▲ 작두콩 밭을 돌보고 있는 부부
▲ 작두콩 밭을 돌보고 있는 부부












김산희 기자 sanh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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