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얼마 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를 무단으로 포획하려 한다고 경찰에 신고한 주민에게 해당 아파트 관리소 측은 “고양이 배설물 때문에 악취가 나고 발톱 때문에 배관 보호제가 찢어져 계속 소독하고 정비해야 하는 등 불편하다”고 토로하며 아파트 안 길고양이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하는 입장을 취해 이들을 돌보려고 하는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야생에서 살아오던 고양이들이 사람들에게 길들어 살아온 것은 약 1만 년 전쯤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충성심 깊은 개들과는 달리 고양이는 타고난 독립적 습성을 유지한 채 오늘날까지 살아온 개체다.

이것은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물론 도시 속에서 불청객으로 보이는 길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길고양이는 주변 환경을 더럽히고 시끄럽게 우는 성가신 존재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오래전부터 본능적으로 살아온 그들 가까이에 도시가 생기고 사람의 수가 많아져 그들과 공존하게 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이런 길고양이 문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은 갈등을 가져오는데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해 포획 장소에 방사하는 조치를 취하는 이른바 중성화수술(TNR) 사업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TNR이란 길고양이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포획(Trap), 불임수술(Neuter), 방사(Return)의 앞글자를 딴 세계 공용어로 오래전부터 선진국에서 길고양이 관리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고 세계동물보호협회에서도 권장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도 지자체에 따라 많이 시행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개체 수 조절에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차갑고 어두운 도시의 뒷골목에서 태어나거나 혹은 버려져 길에 내몰린 길고양이들. 그들 또한 소중한 생명일 뿐 아니라 사람들보다 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며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곁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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