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셀럽 거리’ 특화된 구성 선보여야

발행일 2019-07-24 15:27:3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북구에 지역 정체성 확립과 관광 활성화를 겨냥한 셀럽(셀러브리티·유명인) 거리가 잇따라 들어선다.

북구청은 방탄소년단(BTS) 리드래퍼 ‘슈가’(27·본명 민윤기)가 살았던 태전동에 관광테마거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테마거리는 태전대백2차 맨션과 대구보건대 주변 1㎞ 도로를 BTS 테마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로 재정비한다는 것이 골자다.

외벽과 인도블록에는 슈가라는 이름을 디자인하고, 벤치에는 BTS 노래가 나오는 시스템 설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중고교 학창시절 타던 724번 시내버스를 슈가를 테마로 디자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가 열성 농구팬이라는 점을 활용해 ‘길거리 농구대회’도 검토 중이다. 사업 계획은 다음달 쯤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북구청은 최근 지역 문인들과 협의를 거쳐 칠곡3지구 문화예술길 이름을 ‘이태원길’로 변경했다. 소설가 이태원은 1942년 북구 읍내동에서 출생해 칠곡초교와 경북중·고교를 졸업했다. 객사, 개국, 초야, 낙동강 등의 작품을 발표한 향토출신 천재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북구청은 그의 소설 객사를 극화한 야외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이태원길에서 정기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지역 특성을 담은 체험형 거리로 꾸밀 방침이다.

북구의 셀럽거리 2곳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앞다투어 이뤄지고 있는 유명인 테마거리 조성과 맥을 같이 한다.

대구 중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에 이어 경기도 수원시에는 축구선수 ‘박지성 거리’ , 강원도 양구군에는 탤런트 ‘소지섭길’이 조성됐다. 또 서울 종로에는 국민MC ‘송해길’이 등장했다.

지역 출신이거나 지역과 연관이 있는 유명인을 활용하는 자치단체의 관광 마케팅은 매우 바람직하다. 지역 홍보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의욕만으로는 안 된다. 세심한 검토와 치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하지만 ‘총성 없는 전쟁’이기도 하다. 그저 그런 구성으로는 성공하지 못 한다.

전문가 검토를 거쳐 추진된 여러 사업이 용두사미격으로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지역주민과 외지인들의 호응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정말 특화된 내용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후관리에 투자를 해야 한다.

시민혈세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해보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은 용납되지 않는다.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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