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밥반찬 애호박, 시금치, 오이 자취 감춰||비빔밥 등 일부 한식 음식점에서는 말린 재

▲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가격이 무려 5배가량 치솟았다. 사진은 채소가격 이상에 따라 대구 중구 계산동 한 음식점이 반찬 수를 기존 9가지에서 5가지로 줄이고 정량보다 적게 제공하는 모습.
▲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가격이 무려 5배가량 치솟았다. 사진은 채소가격 이상에 따라 대구 중구 계산동 한 음식점이 반찬 수를 기존 9가지에서 5가지로 줄이고 정량보다 적게 제공하는 모습.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북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이모(53·여)씨는 열무 한 단(4㎏)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족들의 떨어진 입맛을 살리기 위해 열무김치를 담글 예정이었는데 1주일 새 6천 원에서 1만 원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밥상 물가가 비상이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적상추와 시금치, 애호박 등의 가격이 무려 5배 가까이 오르는 등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시 오이와 열무는 각각 3.5배, 2배가량 뛰었다.

애호박(20개) 도매가격은 4만 원으로 올 들어 가장 저렴했던 지난 5월20일(9천 원)보다 4.4배가량 폭등했다. 지난주 1만5천 원보다 166.6%, 지난달 1만4천 원보다 185.7% 급등했다.

여름 주요 반찬인 오이냉국 및 무침 등에 필요한 가시 오이(10㎏) 도매가격도 3만5천 원으로 지난주(1만8천 원)보다 94.4%, 지난달(1만9천 원)보다 84.2% 올랐다. 올 들어 가장 저렴했던 지난 5월16일(1만 원)에 비해서는 3.5배나 상승했다.

여름철 대표 김치 재료 중 하나인 열무(4㎏)는 지난주(6천 원)보다 66.6%, 지난달(5천 원)보다 100% 오른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금치(4㎏)는 2만8천 원으로 지난주(1만6천 원)보다 75%, 지난달(1만2천 원)보다는 133.3%가 올랐으며, 올 들어 가장 저렴했던 지난 4월5일(6천 원)보다 4.6배나 뛰었다.

적상추(4㎏) 역시 올 들어 가장 저렴했던 지난 2월28일(1만 원)보다 4.8배, 지난주와 지난달(1만6천 원)보다는 200% 상승해 4만8천 원에 거래됐다.

깻잎(2㎏)은 2만1천 원으로 지난주(1만3천 원)보다 61.5%, 지난달(1만2천 원)보다 75%, 미나리(15㎏)는 지난주(3만4천 원)보다 47%, 지난달(3만5천 원)보다 42.8% 오른 5만 원에 판매됐다.

이 같은 가격 급등으로 가정은 물론 비빔밥 등 일부 한식 음식점도 채소 반찬 양을 줄이거나 얼린 재료를 이용하는 변화가 생겼다.

시금치 대신 맛 변화가 크지 않은 건 나물로 대체하거나 상추, 깻잎 등은 정량보다 줄여 제공하는 음식점이 증가 추세다.

대구 중구 계산동에서 11년 동안 한식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49)씨는 “채소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음식가격에 바로 반영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맛에 예민한 손님들 때문에 재료를 많이 줄일 수도 없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aT 관계자는 “계속적인 폭염으로 출하작업이 지연되고 생육이 좋지 않아 상품성 있는 물량 역시 부족해 채소가격은 다음 주까지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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