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1동 행정복지센터의 쉼터 8월20일까지 운영 ||먹을거리, 건강검진 제공, 인솔차량도

“해가 져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밤잠을 설쳤는데 시원하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생겨 마치 피서지에 온 것만 같습니다.”

낮 최고기온 35℃를 기록한 지난 3일. 해가 저물었지만 여전히 30℃를 웃도는 찜통더위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대구 수성구 지산1동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 어르신 10여 명이 모여들었다. 지난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대구 최초 야간 무더위 쉼터가 마련된 이곳에서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어르신을 맞았다.

수성구청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마련한 야간 무더위 쉼터의 실내 온도는 26℃를 유지해 어르신의 여름 필수품인 부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어르신들은 쉼터에서 제공하는 삶은 계란과 음료수 등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쾌적한 환경에서 TV를 보며 편안한 저녁을 보내고 있었다.

이노미(86) 할머니는 “야간 무더위 쉼터가 마련돼 새로운 말동무도 생기고 더위까지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며 “요새 쉼터를 방문하는 게 낙이다”며 웃음 지었다.

쉼터 한 곳에서는 재난심리지원센터 상담도 진행됐다.

대한적십자사 직원이 어르신을 일일이 상담하는 등 말동무를 해드리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또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쉼터 도우미가 어르신들을 화장실 앞까지 모시는 특급 서비스도 제공했다.

쉼터에는 개인 텐트가 마련됐고 텐트마다 푹신한 매트리스와 여름용 이불 등 침구류 일체가 준비돼 있었다.

밤 10시께 텐트 안으로 자리를 옮기는 어르신들은 “시원한 계곡에 온 것 같다. 열대야로 잠을 거의 못 이뤘는데 오늘만큼은 푹 잘 수 있겠다”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반복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폭염에 취약한 독거 어르신에게 열대야 동안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야간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게 됐다”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직접 인솔 차량을 이용해 모시고 오고 있다. 평일에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성구청은 지산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오는 20일까지(오후 8시~익일 오전 7시) 야간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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