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소비자 외면, 일제차 딜러 ‘기다리는 수 밖에’||지나친 불매운동이 지역경기 악

▲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수성구 일본 자동차 매장에는 고객이 없어 텅빈 모습이다.
▲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수성구 일본 자동차 매장에는 고객이 없어 텅빈 모습이다.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지역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7일 오후 1시 달서구의 한 대형쇼핑몰. 상가는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과 장보러 온 주민들의 발길로 붐볐다. 하지만 이곳에 입점해 있는 유니클로 매장은 마치 다른 공간인 것처럼 한산했다.

매장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진짜 매장이 텅텅 비었네”, “불매운동이 잘되고 있네”라며 한마디씩 던졌다.

한산한 유니클로 매장의 상황은 어느새 상가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지금은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을 감시하는 ‘유니클로 단속반’마저 등장할 정도다.

불매운동이 진행된 후 유니클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자동차 매장도 불매운동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6일 오후 4시 방문한 수성구 한 일본자동차 매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직원들은 멍하니 서서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매장 직원 A씨는 “신차가 일주일 전에 나왔는데 최근 분위기 탓에 홍보도 할 수 없다”며 “계약했던 분들도 출고를 늦추거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다른 일본자동차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매장 딜러는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저 조용히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맥주매출은 여름철 성수기이지만 일본 맥주는 마이너스다.

이마트 만촌점 측은 “일본맥주가 지난달 대비 50%가 넘는 역신장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매운동의 효과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불매운동이 소비심리까지 위축시켜 지역 경기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 게다가 자율적 운동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최근 반강제적·관제적인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국민의 의지를 보여줄 수는 있으나 지금 상황의 궁극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는 없다”며 “불매운동의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외교적 분쟁으로 발생한 일인 만큼 정부가 외교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 구성원들이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수습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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