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는 동화사로부터 내부 관여 및 인사에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동화사 측은 둘로 나눠진

대구불교조계종 팔공총림 동화사(이하 동화사)와 대구불교대학 총동문회(이하 동문회)가 임원진 구성 및 내부 간섭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대구불교대학은 동화사가 운영하는 직속부설기관이다.

동문회는 동화사가 회장 선출여부 등 모든 운영에 관여해 자치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화사는 두 세력으로 나눠진 동문회를 통합하려는 취지일 뿐 운영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8일 동화사 및 동문회 등에 따르면 동문회는 지난달 29일 ‘최근의 사태에 대한 대구불교대학 총동문회 입장문’을 발표하고 동화사의 행보에 불만을 제기했다.

동문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기존 내부 자치에 관한 회칙이 있음에도 동화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회칙을 적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지(스님)가 동문회장을 직접 임명하고 동문회의 잔여 자산을 동화사에 귀속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동화사가 동문회의 회칙을 무시하고 오는 18일 동문회 총회를 소집해 회장직 선출을 강행하는 것은 위법행위라고 규탄했다.

동문회는 10일 동화사 동화문 앞에서 동문 100여 명이 참여해 자치권 쟁취 및 동화사 규탄을 위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동문회 한 관계자는 “주지 스님이 바뀌고 나서부터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동화사에서 동문회 회칙을 변경하라는 압력이 들어왔고 지난달 공문을 통해 변경안을 다시 요구해왔다”며 “동문들이 그동안 십시일반 모아온 회비 약 2천만 원을 관련 없는 동화사에 귀속시켜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화사 측은 동문회의 입장문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동화사는 그동안 동문회장이 선출될 때마다 회장 임명장을 보냈다. 하지만 현 회장에게는 임명장을 보내지 않는 등 동문회 집행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문회가 운영 과정에서 자금 사용 문제로 인해 신파와 구파로 나눠져 지난 7년간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동화사 측은 두 세력에게 화합하고 통합하라는 뜻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세력(신파)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동문회 총회도 신규 회장 선출이 아닌 새 통합동문회 발족과 회장직 선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회 결과에 따라 회장 교체 여부가 결정되고, 자산 귀속 문제도 동문회 주장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동화사 관계자는 “동문회가 두 세력으로 나눠지면서 그동안 각종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하나의 동문회로 재조직하고 통합하라는 언급을 지속적으로 했으나 신파가 이를 거부했다. 현재 겪는 갈등은 동문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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