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있는 대형 놀이공원 이월드에서 20대 아르바이트 안전요원이 열차형 놀이기구 ‘허리케인’의 바퀴와 선로 사이에 다리가 끼어 절단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 발생한 이번 사고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요원이 열차 출발 후 마지막 칸과 뒷 바퀴 사이 공간에 매달려 있다가 속도가 붙기 전 뛰어내리는 관행적 안전의식 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안전의식 미흡으로 놀이공원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자기 직원들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는 놀이공원이 손님들의 안전을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놀이기구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중대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시설일수록 숙련된 전문 직원이 필요하지만 사고가 난 시설에는 전문 관리자 없이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위험한 행동을 놀이공원 측이 알고 있었지만 묵인해 관행화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국내 유원시설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총 74건이다. 7명이 사망하고 8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중대 사고의 유형은 놀이기구 사이에 사람이 끼거나 추락, 갑작스런 기구 멈춤 등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허리케인은 모두 6량으로 돼 있고 1량 당 4명이 탑승하는 24인승이다. 놀이기구 작동을 맡은 안전요원은 동료 요원이 떨어진 사실도 모른 채 운행을 끝냈다. 그는 허리케인이 제자리에 돌아온 후 동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때서야 추락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비명소리가 음악소리와 현장 소음 등에 묻힌 때문이다.

사고 놀이기구 승하차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않아 사고가 나도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요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대부분 놀이공원이 비슷한 실정이다.

놀이기구를 운영하는 국내 유원시설은 매년 늘고 있지만 안전을 체크하는 검사기관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난해 문체부에 신고된 유원시설은 총 2천319곳. 2년 전 1천554곳보다 49%나 늘어났다. 그러나 시설점검은 단 1개 업체에서 하고 있어 점검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고, 점검의 질도 낮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놀이공원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반복 교육과 규정 위반에 대한 벌칙 강화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 시설물 안전점검은 당연히 최우선 사항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