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김진영 지음/메멘토/304쪽/1만6천500원

이 책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철학자 김진영(1952~2018)의 세계문학 강의록이다. 2010년 10회에 걸쳐 ‘전복적 소설 읽기: 소설을 읽는 8개의 키워드‘라는 제목으로 10회에 걸쳐 진행한 강의를 정리했다.

저자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카프카의 ‘변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카뮈의 ‘이방인’,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 볼라뇨의 ‘칠레의 밤’ 여덟 작품을 통해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라는 키워드를 다룬다.

김진영에게 소설 읽기는 ‘숨으려고 하는 글을 끝까지 세상의 제단 위에 올리려고 하는 동시에 그것을 세상으로부터 구원해 내는’ 작업이었다. 그는 독자에게 읽히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독자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작가들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소설의 미로를 헤치고, 교훈과 전형에 갇힌 작품 설명을 뛰어넘어 전복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으로 서설을 해방시키는 능동적 독서를 한다.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기 위해 최근 문학 연구에서 활발한 역사와 철학 담론을 작품 해석에 폭넓게 적용하기도 한다. 이는 작품 해석의 풍요로움에 직결된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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