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얼마 전 일곱 살 된 말티즈의 보호자가 더운 날씨에도 강아지가 자꾸 몸을 떨어 에어컨 때문인가 생각하고 에어컨을 끄고도 나아지지 않아 걱정하며 병원을 찾았다.

유난히 다리 쪽이 더 심한 것 같다며 다음날 내원해 여러 검사를 해보니 디스크 증상이 심해져 있었다.

위의 보호자 생각처럼 단순히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강아지가 여름이라도 추워서 몸을 떨 수도 있지만 반려견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나 다리가 떨리는 것은 신체의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로 나타난 것일 수 있으니 일단 여러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

가령 뇌 기능 이상으로 인한 증상이나 종양, 혈당이나 갑상선의 질환,혹은 독성물질에 대한 중독이나 몸속 염증 등 다양한 질병뿐 아니라 관절의 여러 문제 또한 의심해 볼 수 있는 현상이 다리떨림이나 마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경우는 슬개골 탈구 등 관절 질환이다. 소형견이나 혹은 견종에 따라 관절이 약한 반려견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슬개골 탈구는 뒷다리 대퇴골과 경골 중간에 위치한 작은 뼈인 슬개골이 빠지면서 통증과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슬개골 탈구가 일어나면 강아지들은 다리 경련과 비슷한 떨림 증상을 보이고 아픈 쪽의 다리를 딛거나 사용하기를 꺼려하며 보호자가 안으려 할 때 고통스러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 강아지의 디스크 증상이 심해질 때도 다리의 마비나 경련 증상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데 주로 뒷다리 마비 형태로 나타난다.

강아지의 경우 평소 사족 보행을 하기 때문에 뒷다리의 문제로 다리를 끌거나 정상적으로 보행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불편함을 떠나 정상적인 다른 다리의 무리함이 더하게 되기도 하고 탈골 등 또 다른 위험도 더하게 된다.

아울러 마음대로 보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해 하기도 하지만 위험 상황에서 몸을 피할 방법이 없어 당황해 위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다리의 마비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 두 가지의 이유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치료할 시기를 놓치면 걷지 못하게 될 위험성이 클 수 있기에 왜 다리에 문제가 나타나게 됐는지 꼭 그 원인부터 찾아 치료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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