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과 잃어버린 시간

스테파니 라푸앵트 지음/산하세계문학/96쪽/1만3천 원

이 책은 지나친 집념과 자기 확신 때문에 방향을 잃어버린 한 남자 이야기이다. 잭은 평생을 배 위에서 보낸 선장이다. 그러나 하늘이나 닻, 그물에 관심이 없다. 물고기도 잡자마자 놓아줘 버린다. 그는 한 가지만 골똘히 생각한다. 등 지느러미에 상처가 있는 회색 고래. 바로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쥘로를 삼킨 고래다. 잭은 회색 고래를 찾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지금은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워 모두가 싫어하게 됐지만 원래 잭은 너무나 순한 사람이었다. 아주 예쁜 아내와 자신을 꼭 닮은 아들이 있는 그에게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해 중 만난 고래가 아들을 삼키면서 삶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에게 모든 것을 말할 것인지 바다에 남아 영영 입을 다물 것인지 고민하던 잭은 아들을 찾기 전까지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숱한 계절이 지나가도록 회색 고래를 보지 못한다. 뒤늦게 잭은 아들을 찾게 되지만 이미 안과 밖이 다 허물어진 본인만 남게 된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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