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KEC 구조고도화사업 논란 (하)노노갈등과 지역 도시개발조합 마찰 예상

발행일 2019-09-08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구미시 등 민간이 추진하는 복합쇼핑몰엔 무관심 빈축, 한국산업단지공단 결정 귀추

KEC가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려는 유휴부지 전경.
KEC 구미공장의 구조고도화사업 추진에 따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KEC 구미공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불구 9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구조고도화사업 강행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금속노조가 구조고도화 사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행사장 주변에서 갖기로 하면서 구조고도화 사업 추진을 찬성하는 KEC노조(한노총)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또 사업 추진 강행에 따라 KEC보다 먼저 인근에서 복합쇼핑몰 등을 추진해 온 지역도시개발조합과의 갈등도 피할 수 없어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EC는 공장 서편 유휴부지에 대규모 쇼핑몰과 복합터미널과 의료센터, 전문학원, 오피스텔 등을 조성하기 위해 17만1천600㎡(5만2천여 평)의 공장부지를 유통업체 등에 매각하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EC는 이렇게 마련한 재원 중 1천억∼2천억 원을 재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노노 갈등을 피해갈 순 없게 됐다.

KEC 양대 노조인 한국노총 KEC노동조합과 민주노총 KEC지회가 최근 사측의 구조고도화 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문을 각각 발표하는 등 반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KEC구미공장의 노조 구성은 전체 650여 명의 임직원 중 한국노총 KEC 대표노조원이 260여 명, 민주노총 KEC지회 노조원이 100여 명, 기업노조원 20여 명 등이다.

한국노총 KEC노동조합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사측의 구조고도화 사업을 환영했다.

입장문에서 한국노총 KEC노조는 “2014년 11월25일 체결한 노사협정서는 현재까지도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있으며 소수 노조의 근거 없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사측의 구조고도화 사업이 회사와 근로자가 상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KEC지회는 “구조고도화 사업은 구미공장을 철수하고 회사를 폐업하기 위한 수순으로 투기세력들이 몰려 구미산단 공동화를 심화시키고 시민의 삶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현재 회사 정문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도시개발조합도 KEC의 구조고도화사업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신평광평도시개발조합원은 “구조고도화사업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공모사업자 선정에 무려 4차례나 고배를 마신 KEC가 부동산 투기꾼의 본능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공모사업을 재신청했다”고 비난했다.

신평광평도시개발조합원은 1972년부터 47년간 완충녹지로 설정돼 재산권행사가 제한됐던 지역주민들이 2016년부터 대형유통업체인 롯데와 대규모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인근에 있는 KEC가 대형쇼핑몰 유치를 추진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신평광평도시개발조합 관계자는 “구미시 관계자와 KEC가 구조고도화사업을 빙자해 대형유통업체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신평광평도시개발 구역 내 시장 용지를 매입하기로 한 롯데가 계약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7년간 기다려온 숙원사업의 해결을 목전에 두고 난데없이 KEC가 끼어들어 조합원들은 우려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KEC 구조고도화 사업의 추진 여부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판단에 달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관련 기관의 의견을 들어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부실한 의견을 수용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구미국가산단 제1단지는 부동산 투기 대상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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