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제보복 여파…대구공항 흔들리면 안돼

발행일 2019-09-10 15:47:1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불똥이 엉뚱하게 대구국제공항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과 일본연계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대구공항의 국제선 취항 중단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9개 중 후쿠오카를 제외한 8개 노선을 이미 운항 중단했거나 곧 중단한다.

중단 대상에는 오사카, 삿포로, 도쿄, 기타큐슈 등 일본 노선과 베트남 다낭,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중국 싼야 등 동남아와 중국 노선이 포함돼 있다.

일본을 연결하는 4개 노선은 이미 운항하지 않고 있다. 에어부산이 단독 취항 중이던 싼야, 코타키나발루 노선 등은 다음달 27일부터 중단된다.

에어부산이 동남아 노선까지 취항을 중단한 이유는 항공기 운항 스케줄이 일본 노선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 대구로 온 항공기는 정비 후 다시 일본으로 가도록 운항 스케줄이 짜여져 있다. 그러나 일본노선이 대부분 운항을 중단하게 돼 동남아에서 온 비행기가 다음 동남아 운항 때까지 쉬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 일본 취항 중단 때문에 동남아 노선이 영향을 받는 결과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현재 동남아 노선은 탑승률이 80%를 넘지만 일본은 노선에 따라 30~40%로 격감했다.

대구공항 이용객은 올 상반기 247만여 명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97만여 명이었던 국제선 이용객은 143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47.7%나 급증했다.

그러나 대구공항 국제선은 저가항공이 주를 이루고 있어 에어부산 취항 중단과 같은 사태가 다른 저가항공사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구공항 활성화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상황이 나빠져 탑승률이 떨어지면 바로 철수하는 항공사 측의 얄팍한 상술을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보복을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 보여 답답하다.

대구는 통합공항 개항 전 현 공항이 국제선 취항 국가와 편수, 공항 내 편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국제공항으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래야 이전 시 현 공항 이용객을 그대로 받아들여 성공적으로 개항할 수 있다.

어렵게 구축한 현재 대구공항의 위상이 쪼그라들면 이전 공항의 성공적 개항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다른 항공사에서 에어부산과 유사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대구시 등에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보고만 있어선 될 상황이 아니다. 대구공항은 지역의 대표적 SOC인 동시에 시민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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