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수시모집 대학별고사가 실시된다. 논술과 면접,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가 있는 수시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수능과 더불어 대학별고사까지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특히 수능 이전 대학별고사 실시 전형의 경우 주어진 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학습 간 균형을 잡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수능보다 당장의 대학별고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곤 하지만 수능 전 대학별고사 전형이라도 수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게 아님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수험생은 수능 학습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대학별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능 전 면접·논술고사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 현시점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대비전략을 살펴봤다.

수능 전 대학별고사, 이렇게 대비하자 〈상> 면접

◆서류 기반 면접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의 제출 서류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서류 기반 면접은 가장 기본적인 면접 유형 중 하나다. 학생이 제출한 서류를 통해 해당 서류의 진위 및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학생의 역량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게 특징이다.

서류 기반 면접의 핵심은 제출한 서류를 스스로 얼마나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느냐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중심으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이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과 가능성을 판별한다. 특히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엔 적지 않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록된 내용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학교생활기록부의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꼼꼼히 파악해둘 수 있어야 한다.

정형화된 질문이 없는 서류 기반 면접은 ‘내가 면접관이라면 나에게 어떤 질문을 할까’ 생각하고 예상 질문을 만들어 스스로 답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의사라는 목표를 위해 의료지원 봉사를 3년간 꾸준히 했다’는 내용이 있다면, 다양한 진로 중 ‘왜’ 의사를 택하게 됐고 ‘왜’ 의료봉사를 했는지, 진로탐색과 설계는 ‘어떻게’ 진행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부수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떤 성장과 변화가 있었는지 연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

많은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유형 중 하나로 대체로 지원 계열 및 모집단위와 관련된 내용의 제시문과 질문을 읽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시문 면접에선 사회 현상이나 찬반 논쟁에 대한 내용이 지문으로 빈번하게 등장한다. 따라서 지원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거나 논쟁 소지가 있는 분야에 대해선 나름의 지식과 의견을 갖추는 것이 좋다. 전공과 관련해 충분히 제시될 수 있을 법한 최근의 이슈를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단순히 이슈나 동향을 파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연습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은 대부분 기출 문항카드를 공개하여 지원자들이 원활하게 면접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입학처 사이트에 방문하여 면접 관련 자료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이 밖에도 지원 대학 및 타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를 면접 제시문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해당 논술 문항의 제시문 및 질문에 대하여 글이 아닌 구술로 생각을 정리해 답변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때 한 제시문에 하나의 정형화된 답을 만들어 외우기보다는, 제시문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여러 가지 답안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하면 실전에서 어떤 방향의 질문이 주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

◆다중미니면접(MMI)

다중미니면접은 한 곳의 면접실에서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통상의 면접과 달리, 지원자가 여러 면접실을 순차적으로 돌며 면접을 치르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면접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다. 다중미니면접은 세밀한 면접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전공적합성, 사고력뿐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 및 인성까지도 함께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의식과 사명감이 필수로 요구되는 의학계열에서 선호하는 면접이다.

다중미니면접의 경우 면접관의 입장이 되어 나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판단, 이에 대한 반론과 꼬리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답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꼬리질문이나 반론에 대한 후속 답변들이 처음의 주장 및 관점과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성 면접의 경우 의사가 될 만한 소양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다각도로 압박질문을 던지기도 하므로,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당황하지 않고 일관된 주장을 구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중미니면접이 인성 판단에 특화된 면접이라고 해서 단순히 의사로서의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보는 면접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모든 제시문 및 상황을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착한 심성을 지닌 나’로 캐릭터화해 답변하는 것은 오히려 면접관의 끝없는 질문과 반론 같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쉽다. 면접관이 다중미니면접을 통해 지원자에게 보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문제 상황에 얼마나 능숙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즉 ‘의사로서의 빠른 상황 대처, 유연한 의사소통 및 공감 능력, 현명한 판단과 올바른 지식에 근거한 실천 능력’임을 기억해야 한다.

◆ 토론면접

수능 전 면접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중 토론면접을 실시하는 전형으로는 고려대 학교추천Ⅰ 전형의 인문계열 모집단위가 있다. 고려대 토론면접은 제시문을 읽고 분석하는 시간을 제공한 뒤 이에 대해 개인별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 후 주도권자가 대상자를 지목해 질의 및 토론의 시간을 가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도권 토론이 끝나면 개인별로 최종 의견을 다시 발표해야 한다. 토론면접 역시 대학마다 진행 방식이 달라 대학별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토론면접은 어떤 의제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지지하며 논리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곤 한다. 따라서 전공 및 계열과 관련한 시사이슈뿐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논쟁요소를 정리해 충분한 배경지식 및 나만의 논거를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토론면접이 질의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나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나올 만한 질문을 예상해보고 이에 대한 답변을 만드는 연습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관은 토론면접에서 행해지는 모든 의사소통 과정을 면밀히 살핀다. 토론의 주도권자가 던지는 질문까지도 평가의 대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질문과 답변 모두 신경 써 연습하도록 하자.



친구들이나 지원자들과 모의 토론면접을 진행, 토론에 임하는 모습을 촬영해 내가 상대방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있는지, 논리와 근거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지원자가 토론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지 역시도 토론면접에서의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듣는 자세나 말하기 태도가 불량하진 않은지 같은 소소한 부분까지도 확인해 ‘첫인상의 중요성’ 역시 놓치지 말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도움말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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