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성 작가 개인전 ‘부유하는 기록물’

발행일 2019-09-26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을갤러리 다음달 19일까지

독일 유학 후 첫 개인전

박인성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을갤러리 전시장 전경.


박인성 작가의 개인전 ‘부유하는 기록물(Floated Documentary)’이 을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박인성 작가의 전시는 독일 늬른베르크 예술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진행하는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관객들에게 ‘절대적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독일 유학시절부터 다루었던 필름 시리즈와 그로부터 뻗어 나온 미디어, 설치 작업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색에 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정한 언어로 분류되는 색이 다양한 상황과 경험을 통해 개인의 사고 속에 자신만의 색 개념으로 형성되고, 변화되는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관찰하며 물음을 던지도록 만든다.

“대학시절부터 색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색은 단어나 글자, 문자로 표현하면 명확하다. 빨간색으로 쓰면 빨간색으로 읽고, 파란색으로 쓰면 파란색으로 읽는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빨간색이 다른 사람이 느끼는 빨간색과 똑같을까? 비슷할 수는 있어도 똑같을 수는 없다. 묻고 싶은 접점이 ‘색’이었다.”

박인성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을갤러리 전시장 전경.
작가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질문을 던질까. 메인 전시장을 들어서면 3면의 벽에 모니터 화면이 걸려 있다. 화면에는 암호같은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된 글자가 점멸하고 있다. 블루와 그린, 레드의 색상값인 컬러차트의 코드다. 천장에서는 블루와 그린, 레드의 LED 조명이 쏟아져 내린다. 처음 뚜렷했던 블루와 그린, 레드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면서 그 경계가 흐릿해진다. 그 공간안에서는 본 색깔이 레드인지, 블루인지, 그린인지 명확해지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스캔 그래피’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네거티브 필름의 ‘필름 바’를 잘라 새로 겹쳐 붙인 후, 스캔해 하나의 ‘사진회화’를 만들어내는 박인성만의 독특한 작업 과정을 말한다.

그는 “디지털적인 장비스캐너와 아날로그 필름, 그리고 저의 행위가 만나 재밌는 현상이 나오죠. 회화도 아니고 사진도 아니다. 내 작업실에서 스캐너 위에서 제 행위가 만난 기록이라는 점에서 당당하게 다큐멘터리라고 말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작품 전반에 사용하는 필름 소재에 대해 가졌던 가장 원초적인 흥미가 잘 녹아있다. 이 시리즈는 필름과 코딩 프로그램을 통해 임의로 추출한 색감과 작업 과정에 쌓인 많은 구조와 과정을 통해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평면 작업으로 귀결되어 시각적 관심을 유도한다. 그 후, 작가가 의문을 가지는 주제에 대해 관객이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를 만든다.

이번 전시는 독특하게도 사무실을 포함한 을갤러리의 모든 공간을 활용한다. 이성적이고 날카로운 작품과 그 작품을 완성하기 전까지의 고민이 가득 배어있는 드로잉까지 각각의 공간과 가구, 조명과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가의 모든 작업을 망라해 청년 예술가 박인성의 현재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두 펼쳐 보여준다.

작가는 “근복적으로 양 극단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작업의 목표”라며 “한쪽의 개념이나 현상이 지배적으로 작동하면 그 반대편의 입장에서 유효한 가치를 찾아 균형을 맞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외부 경력이 없어도 ‘작업’이 좋은 젊은 작가를 선정해 그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지역의 우수한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전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19일까지다. 문의: 053-474-4888.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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