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김동엽 등 새 유니폼 입은 신입생 기대에 못 미쳐||외국인 용병 교체 시기 놓치고,

▲ 2019시즌 주장 강민호. 삼성라이온즈 제공
▲ 2019시즌 주장 강민호. 삼성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에서 8위로 마감했다.

2018시즌 희망을 보여 준 삼성은 이번 시즌 돌입하기 직전 ‘가을야구’를 목표로 했고 팬들도 기대에 가득 찼다.

하지만 144경기 대장정을 마친 성적표는 초라했고 지난해처럼 끈질긴 모습도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의 성적은 60승83패1무, 승률 0.420이다.



◆시즌 초반부터 꼬였다

시즌 시작 전 올해 삼성의 가을야구를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 많았다.

2018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을 벌였던 기존 선수단을 지켰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신입생들이 가세했다.

4번 타자 다린 러프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얻은 ‘즉시전력감’ 이학주의 활약이 예상됐다. 이지영을 내주면서 데려온 거포 김동엽이 팀 타선의 무게를 더해줄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이 컸다.

김상수를 밀어내고 유격수 자리를 차지한 이학주는 실책을 연발했다. 이학주는 118경기에서 19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대부분 전반기에 나온 기록이다.

김동엽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팀 타선의 한 축을 맡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2군에서 머물렀다. 김동엽은 60경기에 나와 타율 0.215를 기록했다. SK 와이번스 시절 20개 이상의 대포를 쏘아 올렸지만 올해는 6개의 홈런에 그쳤다.

투수진도 아쉽다.

외국인 원투 펀치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는 각각 4승(8패), 5승(8패)을 기록했다. 외국인 용병 농사를 또 실패한 셈이다.

게다가 야심차게 선발로 전향한 최충연이 무너지면서 애를 먹었다. 시즌 도중 불펜으로 전향했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위력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사실상 전력외가 됐다.

결국 선발진이 일찍이 무너지면서 불펜의 과부화로 이어졌고 그나마 단단했던 필승조도 부상 등으로 리그 일정이 진행될수록 위력이 약해졌다.



◆아쉬운 외국인 용병 교체 결단

삼성은 2019시즌 38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당시 1위 팀임에도 발 빠르게 움직여 헨리 소사 영입에 성공한 SK의 움직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분명 늦었다.

7월까지만 해도 삼성은 5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흘러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을 때는 이미 5강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8월8일 덱 맥과이어를 웨이버 공시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출신 우완 정통파 벤 라이블리를 데려왔다.

라이블리는 9경기 선발 투수로 출전해 4승4패 평균자책점 3.95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교체가 빨랐다면 삼성의 성적표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시기 분위기 흐린 선수들

삼성은 올 시즌 사건 사고, 구설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스스로 망친 셈이다.

먼저 지난 5월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했던 박한이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서 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했다.

또 주장 강민호는 경기 중 누상에서 상대 선수와 잡담을 나누다 투수 견제에 아웃되면서 유례없는 ‘잡담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고참 뿐만 아니라 신인 선수들도 구설에 올랐다.

2년차 이하 선수들이 늦은 시각 클럽에서 있었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당시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경솔한 행동은 물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일로 꼽히고 있다.

서석진 TBC 해설위원은 “삼성이 가을야구에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리더십 부재와 기강이 해이했다는 점”이라며 “그런 점을 허삼영 신임 감독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허 감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이해진 기강부터 바로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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