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내년도 국비예산 협조를 위한 대구시와 한국당 대구의원들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 시장과 의원들은 신청사 이전을 두고 얼굴을 붉혀 예산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일부의원들은 권 시장에게 “주민들 의견수렴이 돼야 한다”며 올해 말로 예정된 부지 선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권 시장은 “계획대로 하겠다”며 시간표 수정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청사 이전 문제는 강효상 의원으로부터 시작됐다.
강 의원은 “랜드마크 같은 시청사를 만들어야 되는데 탈락된 곳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며 “도청 부지가 안 될 경우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두류정수장도 어떻게 될건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들은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도 의원들의 질문을 끊지는 않는다”라며 권 시장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청 유치에 실패한 의원들은 표심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정치적 논리로 불협화음을 일으키면 예산 확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지역의원들과 권 시장은 신청사 이전 문제를 놓고 별도의 회동을 조만간 갖기로 했다.
한편 대구시와 지역 의원들은 청사 이전 문제와 별개로 정부안에 미반영 되거나 일부 반영돼 국회 단계에서 신규반영 및 증액이 필요한 미래산업 육성사업과 광역교통·도시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종섭 시당위원장은 “대구시가 (정부에 요청한 예산) 1천억 정도가 반영 안 되는 구조다. 올해 이걸 메꾸기 위한 과제가 의원들에게 떨어졌는데 시와 의원들 합심해서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국비) 11~12년 동안 3조 이상 확보했는데 이제 4조, 5조가 될 시기”라면서 “예산은 기본적으로 쟁취다. 주는 걸 받아오는 3조 확보 말고 싸워서라도 뺏어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미래에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포퓰리즘식, 선심성 초 수퍼 확장 예산을 국회에 제출 해놓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지역의 미래 성장을 위한 먹거리 활성화를 위한 예산은 부족하다. 대구·경북만해도 곳곳에 그런게 보인다”며 “대구 예산도 굉장히 많이 애를 써 주셨지만 아직 부족하고 아쉬운게 많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권 시장도 “전체 슈퍼예산에 비춰볼 때 저희 예산이 다른 시·도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라면서 “신규사업과 관련해서는 절대 액수가 줄어들었다. 의원들 이야기 했듯이 예산 투쟁, 쟁취라는 개념을 가지고 대구시가 의원들과 협력해서 해야할 것 같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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