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담석증 수술, 언제·어떻게?

▲ 대구 마크원외과 김기둥 원장.
▲ 대구 마크원외과 김기둥 원장.
-대구 마크원외과 김기둥 원장(대구시의사회 정보통신이사)



담석증 수술을 언제 받아야 할지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우리가 먹는 지방을 분해해서 흡수할 수 있게 만드는 소화효소가 담즙이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간 내부 담도를 통해 총담관으로 모여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장으로 분비돼 임무를 마친 담즙 중 대부분은 대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소장 맨 끝에서 재 흡수돼 다시 간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되돌아온 담즙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담즙 순환이라고 한다.

담석증에는 간 내·외부에 걸쳐 존재하는 담도·담관에서 발견되는 담관결석과 담관과 연결돼 간 밑에 붙어 있는 담낭에 돌이 생기는 담낭결석이 있다.

흐르는 냇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듯 담즙이 흘러가는 통로인 담관에서 자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담관결석은 담낭의 담석이 담관으로 빠져나온 결과물이다.

흔히 담낭결석의 크기가 작으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지름이 3㎝ 정도로 크다면 담낭 내벽에 손상을 주면서 향후 담낭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수술하는 외과 의사들은 5㎜ 내외의 작은 돌을 더 걱정한다.

작은 결석이 담낭관을 완전히 틀어막아 급성담낭염을 유발하기 더 쉽고 최악의 경우 담낭을 빠져나와 담관결석이 돼 급성담관염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상당히 위험해진 상태에서 응급 수술을 받아야하거나 수술 전에 담관결석 제거를 위한 응급담도내시경을 시행해야 하므로 외과 의사 입장에서는 조그만 담석이 더 미울 수밖에 없다.



담석증에 관한 위험한 오해 중 또 한 가지는 담석이 있어도 ‘안 아프면 괜찮다’이다.

담석이 통증을 일으키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지방을 섭취하면 이에 반응하여 간 내부와 총담관의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고 동시에 담낭도 수축해서 저장한 담즙을 배출한다.

이때 담석이 담낭의 배출구를 막으면 오른쪽 갈비뼈 아래, 오른쪽 등과 어깨 등에 자지러지는 경련성 통증이 발생한다.

환자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통증이라서 수술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담즙배출구의 일부만 막힌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럴 땐 더디지만 담즙이 빠져나갈 수는 있으므로 급격한 통증 없이 소화불량과 함께 담낭 벽에 반복적인 부종과 흉터현상에 의한 만성 염증이 발생한다.

‘만성담낭염’은 담낭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흔히들 담낭용종은 혹시 암이 되는 건 아닌지 알아서 걱정들을 많이 하시지만 담석증과 담낭암의 연관성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꼭 기억하는 게 좋겠다.

이쯤 되면 담낭결석이 있으면 무조건 담낭을 떼어내야 하나 고민할 수 있다.

복통, 소화불량 등 연관 증상이 전혀 없고 위에 언급한 기준에서 벗어나는 담낭결석의 경우 5년 안에 증상이나 담낭 변화를 일으킬 확률은 10%, 10년 안에 15%, 15년 안은 18% 등, 거의 5년마다 5%씩 증가한다.

따라서 50대 이후에 증상이 전혀 없고 담낭 벽의 변화 없이 우연히 발견된 담낭결석은 증상 없이 여생을 지낼 확률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 받을 일은 아니다.

이런 복잡한 원리를 따져가며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담석증을 진단 받았다면 경험 많은 외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외과 진료를 꺼리게 만든다.

물론 과거 담낭수술은 우측 갈빗대 아래쪽에 10㎝ 이상의 절개를 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매우 힘든 수술이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복벽에 직경 1~2㎝ 내외의 구멍 서너 개 뚫어서 시행하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보편화됐다.

최근에는 배꼽 안에 1.5㎝의 피부 절개만으로 시행 가능한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 덕분에 수술 후 뛰어난 미용효과 뿐만 아니라 보다 빠른 회복과 일상복귀가 가능해졌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냥 외과 진료를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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