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은어들, 도대체 무슨 말?

발행일 2019-10-03 22: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SNS, 인터넷 방송 등 그대로 노출된 은어

청소년, 인터넷 방송, 온라인 게임 등 특정집단 은어 있어



한글날(10월9일)을 앞둔 가운데 한글을 보존해야하지만,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은어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은어는 우리나라 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저속한 표현도 많다.

과도하게 말을 줄이거나 발음대로 표현하는 등 맞춤법에 맞지 않는 은어도 수두룩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온라인상 은어는 ㅈㄴ(진짜), 인싸(인사이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 아싸(아웃사이더, 사람들과 못 어울리는 사람), ㅇㅈ(인정), 개이득(정말 이득), ㅇㄱㄹㅇ(이거레알, 진짜) 등.

흔히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 뒤에 붙는 ‘~각’은 각도의 줄임말로, 이렇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꿀잼각, 실패각 등 불특정 단어와 붙여서 사용한다.

특정 집단에서만 사용되는 은어도 있다.

신조어와 유행에 민감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SNS, 인터넷 방송,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은어를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

걸조(걸어 다니는 조각상), 실화(정말), 병맛(재미없다), 현시창(현실은 시궁창), 자만추(자연스런 만남 추구), 시망(시원하게 망했다), 열폭(열등감 폭발), 크리(최악의 상황) 등 기성세대들이 알 수 없는 표현들이다.

BF(best friend의 약자, 좋은 친구), DB(담배), P방(피씨방), GG(good game의 약자, 좋은 게임)등 영어를 사용해 과도하게 줄이기도 했다.

20~30대들이 사용하는 은어도 청소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꼽주다(창피주다), 오지다(대단하다), 쌩까다(무시하다)등 원래 한글 표현보다 저속한 표현법이 난무했다.

또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에서만 사용되는 은어도 있다.

인방갤(인터넷 방송 갤러리), 별사탕(인터넷 화폐), 어그로(상대를 도발해 관심을 끄는 행위), 찐텐(진짜), 주작 방송(조작 방송), 의첸(의상 체인지) 등.

온라인 게임에서도 신박하다(새롭고 신기하다), 뚝배기(머리), 하드캐리(팀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 실드(옹호하다) 등 전혀 알 수 없는 은어들이 통용되고 있다.

장요한 계명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청소년 사이에서 게임 문화가 발달되면서 죽이고 공격하는 등 자극적인 것이 난무하다보니 사회적으로 언어발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은어는 특정집단 안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양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언어파괴는 물론 의사소통의 단절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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