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신공항’ 홍보 KTX까지 뻗쳐

발행일 2019-10-08 14:55: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 객차 내에서 ‘김해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여론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홍보물이 방영돼 비난이 일고 있다. 홍보물은 검증되지 않은 부산 쪽의 일방적 주장을 담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월22일부터 5월14일까지 약 3개월간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30초 짜리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을 고속열차 70편성 객차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방영했다. 김해 신공항 반대의 목적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점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영상은 부산시가 제작한 것으로 김해공항 확장시 소음피해지역 6배 확대, 24시간 운행 절대 불가, 조종사 73% 안전취약 의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안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코레일에 공문을 보내 방영중단을 요청했고, 그후 1주일 뒤 방영은 멈췄다. 국토부가 보낸 공문에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라는 내용으로 김해 신공항 반대목적인 영상이 방영되고 있는 바, 영상에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거나 일부 왜곡된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시청하는 국민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공항공사도 지난 4월 김해 신공항 광고대행업체에 이 홍보영상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왜곡소지가 있다는 점을 국토부도 아는데 실무 공기업인 코레일이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정권을 등에 업은 부울경(부산·경남·울산)에서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기업까지 동원하는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문제는 왜곡된 내용을 담은 홍보물을 코레일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장기간 내보냈다는 점이다. 코레일의 특정 지역과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노골적 편들기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은 영상광고는 영상정보사업자가 시행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현안과 관련한 코레일의 중립성 위반에 대해 대구경북민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를 제기한 김상훈 국회의원(한국당·대구 서구)은 “지역 간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임에도 특정 지역의 입장 만을 담은 광고를 하루 평균 18만 명이 이용하는 KTX에서 상영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기업이 논란의 소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동의 편리성과는 별개로 KTX 개통 이후 수도권 집중과 서울-부산 양극화 현상 등으로 중간 지역인 대구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만든 당사자격인 코레일이 중간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특정 지역을 편드는 홍보물을 방영한 것은 정말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다.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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