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20명 참여

▲ 튜나리 ‘대흥동’
▲ 튜나리 ‘대흥동’
수창청춘맨숀이 기획전시 ‘Editable-첨삭가능한’을 오는 12월29일까지 진행한다.

‘Editable-첨삭가능한’ 전시는 최근에 많이 논의되고 있는 에디톨로지(Editology), 즉 편집학에 대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작품을 위해 수집한 텍스트나 이미지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 중 일시적 혹은 잠정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을 관람객에게 제시하고자 한다.

현대 미술 특히 포스트 모더니즘의 방법론으로 사용된 이미지나 텍스트의 차용 혹은 전유는 편집의 한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편집을 통한 ‘첨삭 가능함’은 독창성과 원본성이라는 모더니즘적 태도에 대한 현대 예술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간주할 수 있다.

편집은 작가, 작품, 관객이 맺는 일의적인 관계의 형식을 다의적인 관계로 전이시킨다. 작품의 의도성은 실천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조건들과 상황들을 통해 약화하기도 하고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행되기도 한다. 애초의 의도에서 벗어남이 작품의 실패로 귀결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예술작품은 이 우발적 이행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생성을 위한 힘과 다채로운 의미의 층위를 획득한다.

▲ 마크앤솔 ‘artifical-studio’
▲ 마크앤솔 ‘artifical-studio’
박창서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고 공모를 통해 전선된 2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에디톨로지(Editology) : 편집학’을 3가지의 작품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첫번째는 ‘첨삭되는 이미지와 매체’이다. 권민경, 김나연, 마크 앤 솔, 이지웅, 이현정, 장수익, 장은혜, 한수민 작가는 이미지를 수집하거나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만의 고유한 작업의 주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매체의 한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두번째는 ‘첨삭되는 기억과 기록 그리고 장소 혹은 공간’이다.

민정See, 송석우, 정민규, 정지원, 최진연, 튜나리 작가는 기억이 기록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첨삭 과정들과 이 기억과 기록이 장소와 공간을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기억과 기록의 편집 과정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인다.

세번째는 ‘첨삭되는 텍스트와 정보들’이다.

김수, 박유미, 백서윤, 심효선, 손유화, 허주은 작가는 텍스트, 이미지, 데이터, 소리 등 다양한 정보들을 매개로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텍스트나 정보는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고 그 텍스트나 정보가 수행하는 의미 전달은 불명확하다. 번역의 과정에서 번역자가 검색되는 무수한 유사어 중 하나를 선택하듯이 단어를 선택하고 편집하고 교정한다.

박창서 큐레이터는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통해 첨삭 행위의 다양한 과정을 보여줄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첨삭 과정에 참여해 관람객과 작가가 함께 교정자 혹은 편집자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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