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 긴 글 속에 담아

발행일 2019-10-21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짧은 글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긴 글 속에 담았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드나들던 경주 남산, 용장 계곡 물소리를 따라 매월당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 드나든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닐 것이며, 읽는다고 해서 제대로 다 읽은 것 또한 아닐 것이다. 두고두고 무너진 탑을 세우듯이 바로 잡아가리라.

여름의 끝자락에 기림사에서 매월당의 영정을 뵈었다. 매월당이 머물렀던 용장사 경내에 오산사를 지어 영정을 모셨으나 훼철되어, 기림사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매월당 주련 글귀 중에 ‘잠깐 갰다가 다시 비 오고 비 오다 다시 갬이여’가 마치 우리네 인생사를 말하는 듯하다.

사람은 가고 없어도 그 향기는 남아 길을 만든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며 나아갈 길을 모색하던 매월당! 그분이 남긴 글을 더 찾아 읽어 봐야겠다. 이른 봄, 질척거리는 눈길을 걸어 매화꽃을 찾아 나섰던 매월당의 향기를 다시 찾아가 보리라.

△경북 영천 출생

△월간 시문학 시로 등단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우화의 시간’, ‘이슬도 풀잎에 세 들어 산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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