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6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이 유력 출마 예정자들의 입당과 관련 이상 행보를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경북도당 당원자격 심사위원회는 21일 김장주,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등에 대한 입당 심사에서 김현기 전 부지사는 승인, 김장주 전 부지사에 대해서는 재논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김장주 전 부지사의 입당 재논의 결정과 관련 심사위는 구체적인 이유와 재논의 시점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통상 당원자격 심사위는 제명 또는 탈당 등의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입당할 경우 열리는 절차다. 그러나 두 전직 부지사는 당적을 가진 적이 없어 당헌당규상 ‘정치 신인’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심사위의 심사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 심사 전부터 김장주 전 부지사의 출마 예정 지역구(영천·청도)의 현역인 이만희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입당을 불허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

비슷한 조건의 두 사람을 두고 누구는 입당을 허가하고 누구는 안된다고 결정한 것도 논란이다. 기준이 모호한 ‘고무줄 잣대’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공천 과정에서 문호 개방을 위해 신인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중앙당의 방침과도 배치된다.

출마자 영입을 위한 입당 심사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공정성이 훼손되면 어떤 결정도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다.

현재 한국당은 당 체질개선과 세대교체가 당면 과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당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그것은 현 정부와 민주당의 민심과 배치되는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 때문이지 한국당의 경쟁력이 되살아난 결과가 아니다. 자신들이 잘 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당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역량있는 신인의 과감한 영입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번 경북도당의 입당 심사는 공정경쟁을 통해 세대교체를 염원하는 지역민의 바람을 외면한 처사로 비친다.

한국당은 기존의 웰빙정당 이미지로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국민의 지속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당 체질 개선이 최우선이다. 반사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민심이 또 다시 돌아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총선 후보자가 결정돼야 당의 경쟁력이 생긴다. 신인 영입을 통한 공천 경쟁만이 당 혁신의 지름길이다. 고인 물에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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