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시간성을 작품과 연계해 풀어내는 시도에 주목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풍경에 대한 해석의 방법을 시간성으로 확장해보고 그 미감을 환기해보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삶은 공간이라는 배경 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고 이뤄진다. 공간은 적응하거나 극복하여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대상이 되는 반면에, 시간은 사람의 의지로 되돌리거나 인위적인 개입과 반영이 불가능한 절대성을 갖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시간성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품과 연계하여 풀어내는 4명의 작가의 시도에 주목한다.
이정록은 역사라는 틀 안의 현재와 과거 사이를 끊임없이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근원적인 영감을 찾고자 한다. 자연과 소통하고 관조하며 얻어진 성찰의 과정은 긴 시간의 노출과 수반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사진 안에 담긴다.
임창민은 사진과 영상 작업의 혼용으로 재현의 경계 구역을 만든다. 정중동(靜中動)의 시차(視差)를 이용한 사진 속 프레임의 잔상효과는 하나의 풍경에서 마치 두 세계를 접하듯 시차(時差)가 만들어내는 환영의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조현수의 작품은 대기의 수분과 재료가 엉기는 부식의 반응에 얻어지는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우연의 기대와 경험된 예측으로 기다리고 실험하는 시간은 작품이 발굴된 듯한 예스러움으로 이끌어낸다.
문의: 053-661-1508.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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