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현실화되는 우주여행

▲ 특수 임무를 띤 특별한 ‘우주인’의 전유물 정도로만 여겨졌던 우주로의 발걸음이 이제는 ‘민간 우주여행’의 캐치 프레이즈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 특수 임무를 띤 특별한 ‘우주인’의 전유물 정도로만 여겨졌던 우주로의 발걸음이 이제는 ‘민간 우주여행’의 캐치 프레이즈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 우주 식품의 기본은 ‘건조’다. 단순 편의의 차원을 넘어, 음식의 분말 가루 또는 국물이 진공상태에서 제멋대로 날아다닌다.
▲ 우주 식품의 기본은 ‘건조’다. 단순 편의의 차원을 넘어, 음식의 분말 가루 또는 국물이 진공상태에서 제멋대로 날아다닌다.
▲ 우주정거장에서 로켓을 타고 갔다오는 교통비만 우리나라 돈으로 700억 가까이 든다. 숙박비나 먹거리 등 기타 요소들은 제외한 금액이다.
▲ 우주정거장에서 로켓을 타고 갔다오는 교통비만 우리나라 돈으로 700억 가까이 든다. 숙박비나 먹거리 등 기타 요소들은 제외한 금액이다.
▲ 영국 기업인 ‘버진 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스페이스십2’ 라는 이름의 바야흐로 ‘여행을 위한 우주선’을 첫 출연시켰다.
▲ 영국 기업인 ‘버진 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스페이스십2’ 라는 이름의 바야흐로 ‘여행을 위한 우주선’을 첫 출연시켰다.
▲ 4만74㎞의 지구를 성인 평균 걸음 속도인 시속 4㎞로 쉼없이 보행한다면 약 417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 4만74㎞의 지구를 성인 평균 걸음 속도인 시속 4㎞로 쉼없이 보행한다면 약 417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여행’은 ‘간다’라는 말보다 ‘떠난다’는 의미가 더욱 와 닿는다.

개별 니즈(Needs)는 판이하겠으나 여행 자체로의 이미지라 함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곳에 도달하겠다는 명분보단, 지금의 자리에서 훌쩍 벗어나 훌훌 털고 떠나보리라는 홀가분함이 조금 더 맞닿아있지 않을까.

언뜻 보면 말장난인가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럭저럭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을 터다.

하지만 그 같은 여행지가 산·들·바다, 특정 도시, 국가가 아닌 ‘우주’라면 여행의 근간부터 달라진다.

파이는 넓어지고 규모는 크다 못해 무한정 해진 상황이 연출된다. 1990년대 초반 꽤나 인기리에 방영됐던 한 애니메이션 속 우주의 풍광이 지금의 내 눈앞에 펼쳐진다면 어떨까. 당시 기준으로 비춰볼 때 2020년은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특수 임무를 띤 특별한 ‘우주인’의 전유물 정도로만 여겨졌던 우주로의 발걸음이 이제는 ‘민간 우주여행’의 캐치 프레이즈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물론 진정한 대중적 상용화의 과정에는 갈 길이 멀지만, 어찌됐던 현재의 우주여행은 ‘허상’, ‘공상’, ‘상상’ 정도로 치부되던 ‘감정의 산물’ 이 아닌, ‘현실’, ‘목표’, ‘가능’으로 점철된 ‘이성적 사고’로 탈바뀜 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테슬라모터스’의 CEO로 우리에게 익숙한 ‘앨런 머스크’는 최근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으로 발사하기 위해 고안된 유인 발사체 '스타십'의 시제품 공개 직후, 6개월 내 ‘우주 궤도’ 진입을 공언했다.

영국 기업인 ‘버진 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스페이스십2’ 라는 이름의 바야흐로 ‘여행을 위한 우주선’을 첫 출연시켰다. 이 우주선은 최근 음속의 약 3배를 상회하는 속도로 비행하며, 고도 약 52마일, 약 83㎞를 상공에 이르렀다가 지구로의 무산 귀환에 성공했다. 명실공히 ‘민간 우주선’의 첫 시험비행에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 차원의 우주산업에 가일 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대한민국의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중형위성’ 개발을 위한 기업공모에 들어갔다. 이 중형위성은 사실상 우주여행으로의 모멘텀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차세대 ‘위성플랫폼’ 확보 및 ‘고정밀 공간정보’ 등을 위한 국토관측을 위함인데 우주산업에 민간의 참여가 시도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청사진은 어느 정도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연재는 조금의 상상력을 가미해보자. 어느 날 감당할 수 없는 돈벼락을 맞게 돼 돈을 숨 쉬듯 써도 모자람이 없을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지구촌 갈만한 곳은 모두 눈도장을 찍어버린 터라, 무료해진 터에 무턱대고 이제는 ‘탈 지구화’를 선언한다.

이 와중에 리처드 브랜슨의 스페이스십2가 시범 운행과 안전도 테스트를 완료 후 본격적인 우주여행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우주 궤도를 약 한 달여간 유영하는 코스를 채택했다는 (여행)상품 설명을 들었다. 바로 계약을 했다. 이제 고전 개그의 유행어가 아닌 정말 ‘지구를 떠나버릴’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 한 바퀴에 1시간30분 걸려

우주정거장을 통해 지구 지름을 모두 훑어 내려가는데 총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참고로 지구의 크기는 4만74㎞로 만약 동요 속 가사처럼 ‘지구는 둥그니깐 자꾸 걸어서’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보고자 한다면 약 417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전제는 있다. 성인의 통상 걸음의 속도를 시속 4㎞ 정도로 보고 단 한 번의 쉼 없이 도보해야 한다.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말아야 하며 심지어 화장실도 금지다. 그리고 지구의 둥근 지름을 평평하게 펴낸 뒤 그 어떠한 장애물도 없이 계속해서 걸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저 정도 시일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여기에서의 일출과 일몰은 약 20번 가까이 반복된다. 우리가 흔히 접해오던 태양 빛은 지구 대기를 통과해 우리 눈을 비추다 보니 그 광채가 통상 ‘눈부시다’ 정도였는데 이곳은 대기권 밖이다 보니 태양 빛의 여과가 이뤄지지 않아 창문조차 열기 두려울 지경이다. 지구에 돌아가거든 감히 ‘직사광선’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으리라.

우주 정거장 속의 시간은 낮과 밤이 없는 터라 시간보다는 ‘날’의 개념으로 본다. 참고로 우주 정거장은 우주선이 부품을 쏴 올려 ‘도킹’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여기서 도킹은 우주선이 우주 공간 내에서 다른 비행체에 접근, 결합하는 일련의 작업을 의미한다.

식사는 냉동 밥으로 해결한다. 잠은 나무처럼 서서 청해본다. 사실 옆으로 자나, 뒤로 자나 ‘무중력 상태’ 에선 별반 다를 게 없다. 무중력 상태란 말 그대로 중력의 가속도가 ‘제로’ 화 돼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단계를 뜻한다.

참고로 우주 비행을 위한 조건을 알려주겠다. 비록 여행이라 할지라도 그 장소가 우주인만큼 돈만 있다고 누구나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사양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암막의 수천, 수백 배에 이르는 우주 암흑 속에 본의로 갇혀있다보니 좋은 시력은 필수다. 아울러 극단적 고·저혈압자는 애초 여행대상에서 제외다.





◆천문학적 우주여행 비용

웬만한 돈벼락을 맞지 않는 한 우주여행은 목표보단 꿈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일단 우주정거장에서 로켓을 타고 갔다오는 왕복교통비만 우리나라 돈으로 700억 가까이 든다. 숙박비나 먹거리 등 기타 요소들은 제외한 금액이다.

우주 정거장을 둘러본 후 지구 유영을 마친 이들은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다. 숙박비는 1인1박 기준으로 4천만 원을 우습게 넘어간다. 그런데 이것을 결코 비싸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우주라는 특수성을 덧붙여 산정된 금액인데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일컬어지는 스위스 한 호텔의 경우 스위트룸 기준, 1인1박에 약 8만 달러(한화 1억 원 수준)를 청구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우주 프리미엄’ 치곤 꽤나 저렴(?)한 편으로 참고 넘어가보자.





◆우주서 미각 느낄 수 없어

화성에서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을 보면 행성에 고립된 주인공이 그간 자신과 떠나간 동료들이 배설해 둔 인분을 활용, 화성에서 생성된 흙에다 이 인분을 깔아 거름으로 이용함으로써 감자의 싹을 틔우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모든 것이 열악한 우주여행에 인분은 ‘재활용의 가치’로 제격이다. 실제 전문 우주비행사들은 물이 부족한 우주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신의 소변을 필터링한 후 물 대신 음용하기도 한다.

이 물은 우주용어로 ‘재활용수’라고 하는데 재활용수의 추출방식은 우주비행사의 몸 밖으로 배출된 땀과 소변 등의 수분을 지정탱크에 저장 후 끓인 뒤 거기서 나온 수증기만 별도로 모아 여과해 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주 식품의 기본은 ‘건조’다. 단순 편의의 차원을 넘어, 음식의 분말 가루 또는 국물이 진공상태서 제멋대로 날아다니다 우주선 내부 기기에 잘못 스며들기라도 한다면 기기의 오작동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우주 미아’로 남기 싫다면 우주에서의 음식은 웬만하면 가루 등의 부스러기가 생기지 않을 고체 성분이 적당하며, 굳이 고집을 부려가며 액체를 섭취하고 싶다면 반드시 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우주인들이 우주 유영을 마친 후 지구에 첫발을 내딛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우주인 대부분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한 채 추풍낙엽 인양 휘청거리기가 일쑤다. 그도 그럴 것이 중력이 없는 곳에서 수일을 지내 오다 보니 칼슘과 질소의 양이 절반 이상 소멸됐기 때문이다.

칼슘은 뼈와 치아의 구성 요소로 근육과 신경 기능을 콘트롤하고 혈액 응고에 영향을 끼친다. 질소는 단백질 상태로 직접 측정이 가능하게 혼합돼 있는데, 이는 곧 신체가 질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의미와 단백질이 소비되는 지점이 일정 부분 맞닿아 있음을 의미한다.

우주에서는 ‘미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공기의 유무’로 설명될 수 있다. 미각의 주된 요소가 바로 냄새를 맡는 ‘후각’ 기능인데 후각의 원리 자체가 ‘냄새분자 확산’에 의해 생성되는 만큼 공기가 없는 상태선 분자확산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해석된다.

우리에게 우주란 신비한 존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렵고 이질적 대상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 여행의 의미를 부여하는 게 지금으로선 조금은 허황되고 억지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 알아두자.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고 물을 돈 주고 사먹는 행위, 들고 다니는 휴대용 전화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 가능한 노트북의 출현은 더욱 허황되고 억지스러운 그저 ‘궤변’으로 치부됐다는 사실을.



글·사진 군월드 IT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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