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와 유병천 대표의 안전대책 약속은 공염불?

발행일 2019-10-27 19: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유 대표, 국감서 법기준 초과하는 대책 수립 약속

안전대책 이후에도 곳곳에서 안전공백

이랜드그룹 이월드가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놀이기구 이용제한 규정을 어기는 등 안전교육이 미흡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16일 유병천 이월드 대표이사(사진 왼쪽)와 이성식 대한산업안전협회 대구서부지회장과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 하는 모습.


이랜드그룹 이월드의 거듭된 안전대책 마련 약속과 유병천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한 재발방지 대책 다짐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놀이기구 이용제한 규정을 어기는 등 안전교육이 미흡한 사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 유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 대표는 “노동청의 시정명령에 대해 모든 사항을 완벽하게 즉시 이행했다”며 “직원과 고객에게 안전한 회사가 되도록 법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대책을 수립·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8월6일 발생한 이월드 아르바이트생 다리절단 사고 당시 이랜드그룹 이월드 측이 근무 상황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 평소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었다.

사고 이후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이월드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지난달 9일 유 대표 등 관계자 7명을 관리·감독 부주의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후 대구고용노동청 서부지청도 지난 22일 유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미이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 대표의 발언 이후에도 일부 놀이기구는 안전관리계획서대로 운행되지 않거나, 일부 직원이 놀이기구 이용제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어 이월드는 물론 유 대표의 다짐은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이후 안전 인식이 실제로 달라졌는지 현장 취재에 들어간 지난 25일 이월드의 케이블카는 구청에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상·하부 운전자 1명, 승·하차 보조 1명씩 근무)과 달리 상·하부에 승차보조만 근무하고 있었다. 또 음주 등으로 놀이기구 탑승이 불가능한 승객을 해당 놀이기구 직원은 아무런 제재 없이 놀이기구에 탑승시킨 게 확인됐다.

지난 16일 이랜드그룹 이월드가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공동 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자체 안전 대책 1차 실행과 기관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조치를 모두 완료했다고 공표한 것 역시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월드 관계자는 “놀이기구 시설 보강을 위해 30억 원 중 이미 5억 원을 투입해 시설 개선을 진행 중이다”며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직원들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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