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미 작가 ‘봉황 날다’ 특별 초대전

발행일 2019-10-28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에서 31일까지 진행

신경미 작가.
신경미 작가의 특별초대 개인전 ‘봉황 날다’가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에서 열리고 있다.

신경미 작가는 서양화의 기법과 동양의 정서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대로부터 주요 소재로 쓰였던 봉황이나 물고기, 여인을 색다르게 그려낸다.

봉황은 신경미 작가를 대변한다. 특히 엄마가 돌아가신 그해 그린 작품을 보면 봉황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이 그림에 투영된 것이다.

상스러움의 대명사인 봉황은 상상의 새로 가슴은 인(仁), 날개는 의(義), 등은 예(禮), 머리는 덕(德), 배는 신의(信義)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우주전체를 의미하는데 작가가 희망하는 자화상에 해당된다.

신경미 ‘봉황’
여인 연작은 며느리와 아내, 어머니로 살아야 하는 여인의 숙명을 대변하는 자화상이다. 우리의 엄마도 젊은 시절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음을 작가는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물고기 여인을 통해 모든 어머니의 삶을 대변한다. 폐혈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으며 작품으로나마 어머니의 사랑과 그림움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작품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작가의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돈 걱정없이 그림을 그린 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물감과 캔버스를 샀고 굴곡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만의 작품을 그려냈다”고 했다.

실제 신 작가의 삶은 그렇게 순탄하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캔버스가 없어서 합판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림을 그린지 30년이 넘었지만 그림이 팔리기 시작한 건 불과 2년 전이다. 작가는 “그림을 안그리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며 “하지만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클수가 없다”고 했다.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자 그의 작품이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제3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봉황’으로 특선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드레스덴, 파리 루브르 박물관, 중국 상해 등에서도 개인전을 진행했다.

신경미 ‘여인’
이번 전시에는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담았다. 전시장 곳곳에는 엄마의 그림과 오빠의 현판 작품, 고마운 언니의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작가는 “가족의 도움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전했다. 그는 “루비를 활용한 봉황 시리즈를 계획 중에 있고, 컨디션이 회복되면 새로운 작업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화실에서 그들을 위한 그림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31일까지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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