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 발견

▲ 상주성 남문과 시가지 전경 사진이 처음 발견돼 상주읍성 유적지발굴에 필요한 기초 조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상주성 남문과 시가지 전경 사진이 처음 발견돼 상주읍성 유적지발굴에 필요한 기초 조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려 시대에 쌓은 상주읍성의 유적 학술발굴조사에서 해자(垓子·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가 발견됐다.

상주박물관은 지난 2개월 동안 인봉동 상주읍성지 1천210㎡를 발굴 조사한 결과 성벽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자가 처음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상주박물관은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상주읍성지 유적 학술발굴조사에 따른 학술자문회의를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심정보 명예교수 등 2명의 전문가와 함께 지난 25일 조사 현장에서 개최했다.

조사구역은 지적도에서 구거(도랑)로 표기된 곳이다. 고지도와 문헌에서 상주읍성의 해자가 지나가던 구역으로 추정됐다. 해자는 고랑을 파고 내부 양측에 석축을 쌓은 형태지만 대부분 홍수 범람으로 유실되거나 일제강점기 때 형질변경으로 파괴됐다.

상주읍성은 고려 시대 때인 1381년(우왕 7년)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지는데 지방에서는 드물게 4대 문 사진이 모두 확보된 바 있다.

상주읍성의 4대 문과 성벽(1천525m)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모두 훼손됐다.

조사 구역이 지적도에서 구거로 표기된 곳으로 기존 고지도 및 문헌, 지표조사를 통해 상주읍성의 해자가 지나가는 범위로 추정되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추정되던 해자의 범위도 실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해자는 홍수 범람으로 인한 유실과 일제강점기 때의 형질변경 등으로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이나 구조적으로 고랑을 파고 내부 양측에 석축을 쌓은 형태이다.

조사구역은 1928년에 처음 세워진 상주주조주식회사 건물이 위치했던 곳으로 술도가와 관련된 백자편과 옹기편 등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심정보 한밭대 명예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회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는 “상주읍성의 해자 일면이 확인된 것은 큰 의의가 있다” 며 “상주읍성 4대 문과 시가지 사진은 큰 가치가 있어 전국에서 가장 올바른 읍성 복원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주박물관은 4대 문 자리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는 바람에 모두 조사·복원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상주는 조선 시대 때 경상감영이 있던 곳이다. 경상감영은 경상도의 정치·군사·행정·문화를 총괄한 관청이다.

윤호필 상주박물관장은 “상주읍성은 조선시대 상주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중요 유적지로, 일부나마 상주읍성 복원·정비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확보됐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상주읍성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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