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가을 하늘이 참으로 맑고 푸르다. 며칠 전 불어온 태풍이 조각구름까지 싣고 갔나보다. 열어둔 사무실 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앉았는데 느껴지는 진동음.

축제의 마당에 이름을 올려놓고 바쁜 생활로 잊고 있었는데, 경북문화체험 전국 수필대전 ‘입상’을 축하드립니다. 하고 들어온 문자다.

으잉! 나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지만 입보다 눈이 더 놀랬다. 이름 있는 수필대전이었기에 별로 기대를 않았는데 입상만으로도 참으로 기뻤다.

어린시절 글짓기에 입상 할 뻔한 기회를 놓친 후 칭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상을 받은 적은 없기에 처음 받아보는 이 설렘을 어찌 표현할까?

먼저 부족한 저의 글을 좋게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이제껏 적어온 글들이 남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한 상태에서 보낸 것이 선정되었으니 마치 안갯길을 걷는데 갑자기 불어온 바람으로 경치 좋은 오솔길위에 선 것만 같다.

글의 소재가 되었던 영주의 소수서원은 부석사와 함께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서원의 입구에서부터 오래된 나무가 예사스럽지 않았다.

역사는 여행객의 가슴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 깊은 역사의 길로 한발 한발 걸어간다는 것은 과거로의 회기지만 오히려 발전된 미래로 가는 것만 같았다. 눈으로 과거를 보고, 귀와 마음은 미래의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대구일보가 만들어 놓은 텃밭에 더 좋은 씨앗을 심고 싶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쉴 수 있는 마음의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각적인 경험의 씨앗을 뿌려 많은 열매를 맛보는 텃밭이 되었으면 한다.

각각의 악기는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내지만 지휘자의 지휘아래서는 훌륭한 교향곡이 되는 것처럼 문학이란 테두리 안에서 아낌없는 노력을 하리라 다짐한다.

항상 옆에서 말없이 격려해주며 지켜봐준 아내와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아울러 대구일보와 심사위원님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2012년 영남문학신인상(수필부문)

△대구문협, 대구수필가협회회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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