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포항시민 3천여 명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30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포항시민 3천여 명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년 11월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들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상경 집회에 나섰다.

11·15촉발지진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재경포항향우회 등 포항시민 3천여 명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상경 시위를 열었다.

집회는 풍물단 공연을 시작으로 피해주민 대표 호소문 낭독, 결의문 낭독, 구호제창, ‘우리의 소원은 특별법 제정’ 개사곡 합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포항시민 다 죽는다 살려다오’, ‘피해보상 포항경기회복’, ‘촉발지진 피해보상’, ‘지진피해 특별법 빨리 제정’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로 파도를 타면서 구호를 외쳤다.

집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가해자는 사과하고 배상하라’, ‘지진으로 다 죽은 포항경제 살려내라’, ‘촉발 지진은 정부가 인정한 인재(人災)다’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현장을 뒤덮자 여기저기서 큰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 김난도(68·포항시 흥해읍)씨는 “국회에서 여야가 정쟁을 그만하고 지진 특별법 제정에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면서 “지진으로 포항 경제가 다 죽을 판”이라고 호소했다.

공원식 범대위 공동위원장은 “실질적이고 완전한 피해배상과 지역 재건, 진상 규명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국회가 포항 시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법안으로 포항지진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박명재(포항 남울릉) 의원과 김정재(포항 북) 의원은 “지진 특별법 제정에 여야가 없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다른 당과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범대위 공동위원장단은 더불어민주당 및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포항지진 특별법은 현재 해당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3월20일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포항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는 포항 지진의 원인을 지열발전소로 지목한 정부합동조사단의 발표가 나온 후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4월2일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에서 시민 3만여 명이 지진 특별법 제정 촉구 범정부궐기대회를, 같은 달 25일에는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지열발전소 선정과 유치 책임자 처벌, 지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어 지난 6월3일에는 11·15촉발지진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해 포항시민 1천여 명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상경 시위를 열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