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80여명 찜통 비행기에서 2시간 갇혀||방콕에서 하루밤을 보낸 후 다음날 대구로 출

▲ 티웨이항공 항공기 모습.
▲ 티웨이항공 항공기 모습.


승객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제주항공 회항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서 대구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비행기가 이륙 도중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승객 180여명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찜통으로 변한 비행기에서 2시간가량 갇혀있어야 했고 결국 다음날 대구로 올 수 있었다.

티웨이항공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시55분께(이하 현지시각) 방콕에서 대구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TW106편이 이륙 도중 에어컨 제어장치 결함으로 비상 이륙정지 했다.

바퀴가 터지면서 비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 겨우 멈췄지만 사고 충격으로 승객 대부분이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사고로 185명의 탑승객은 오전 4시까지 2시간 동안 찜통이 된 여객기에 갇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사고를 두고 티웨이항공과 승객들의 진술이 달라 항공사가 사고를 축소한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륙 당시 갑작스레 에어컨 제어장치 경고등이 점멸돼 비상 이륙정지 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승객 대부분은 탑승 때부터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았고 이 문제를 승무원에게 이야기했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 해당 비행기는 방콕에서 오전 1시59분 계류장을 벗어나 비상 이륙정지 한 오전 2시44분까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에 승객들이 승무원에게 ‘에어컨을 틀어 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했다는 것.

티웨이항공의 무책임한 대처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승객들은 하루를 방콕에서 보낸 후 다음날인 27일 방콕을 떠나 28일 오전 0시께 대구공항에 도착했지만 항공사 측은 달랑 1만 원을 차비로 지급한 후 항공사로 전화해 보상 여부를 문의해라고 통보한 것이다.

당시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 A(38)씨는 “찜통 같은 여객기에 2시간이나 갇혀 있어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는데 1만 원을 주고 내일 항공사에 연락하라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고에 대해 조사팀을 꾸려 조사하고 있다”며 “승객들의 진술을 자세히 파악한 후 항공사의 과실 여부 등 명확한 문제점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사고를 낸 비행기 역시 제주항공 회항 사고의 비행기와 같은 보잉 737기종으로 확인됐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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