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대구 병원으로 환자 이송하다 추락||민관군 헬기 함정 어선 등 총동원 전방위 수색

▲ 독도 인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로 향하다 해상에 추락한 소방헬기와 같은 기종인 EC-225.
▲ 독도 인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로 향하다 해상에 추락한 소방헬기와 같은 기종인 EC-225.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이륙 2분 만에 추락했다.

1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울릉군 독도에서 환자 1명과 보호자 1명, 소방구조대원 5명 등 총 7명이 탑승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이륙 후 인근 200~300m 지점에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독도 인근 어선에서 작업하던 선원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독도에서 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던 중이었다.

사고 당시 독도 주변 해역은 맑은 가운데 초속 10~12m 안팎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남쪽으로 이륙하던 헬기가 비스듬히 가다가 고도를 낮추길래 이상해서 봤더니 바다에 추락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소식을 접한 소방당국은 독도경비대에 협조를 요청, 공군의 조명탄 지원을 받아 해군 경비함정과 헬기 등을 급파해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날이 어둡고 수심이 깊은 탓에 이날 오전 6시 현재까지 추락 헬기나 탑승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날이 밝으면서 사고 현장에 심해잠수사 등 잠수사 40여 명이 투입되고, 국방부와 해경도 독도 인근 해상에 헬기 12대와 함정 30여 척을 급파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구조 당국은 현재까지 소방헬기의 정확한 추락 지점이 특정되지 않아 독도 인근 해상을 비교적 폭넓게 수색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0시30분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사고 주변 해역을 운항 중인 모든 선박을 동원해 생존자 구조 및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사고 관련 긴급 영상회의를 주재했다.



한편, 사고 헬기는 소방당국이 지난 2016년 3월 인명구조와 산불진화 등을 위해 도입한 EC-225 기종이다.

프랑스 유로콥터에서 생산돼 최대 시속 250㎞, 최대 28명까지 탈 수 있고 5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야간 비행 장비와 적외선 탐색 장비 등을 장착해 악천후나 야간에도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고 이력은 없으나 해외에서는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을 지나던 헬기의 주 회전날개가 본체에서 갑자기 떨어져 나가는 사고로 헬기에 탑승했던 13명이 사망했다.

두 달 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해당 기종의 운항금지 결정을 내렸으며, 노르웨이 정부는 2017년 7월에서야 운항금지 조치를 풀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포항남부경찰서에서 진행된 사고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체결함 의혹에 정비부분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성호선 영남 119특수구조대장 “해당 기종은 지난 9월 23일부터 한 달여 간 정기점검을 받았다”면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환자이송에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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