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동체 사고 사흘 만인 3일 오후 인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나흘만인 3일 인양됐으나 헬기 내부에서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계속해서 사고해역에 대한 정밀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3일 소방청과, 동해지방해양경찰청, 독도경비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동해상에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지면서 실종자 추가 수습과 동체 인양에 나섰다.

해군은 동체 인양을 위한 고정작업 및 유실 방지 그물망 설치를 마무리하고 오전 11시32분부터 동체를 수중 25m까지 끌어올린 뒤 안전해역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후 2시4분께 사고 헬기는 청해진함 갑판으로 완전히 올라왔다.

하지만 헬기 내부를 수색한 결과 추가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관계 당국은 애초 무인잠수정으로 확인한 동체 내 실종자 1명이 파손된 기체 일부와 함께 인양 중 유실된 것으로 판단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동체 내 실종자가 있던 기체 주위에 유실 방지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으나, 떨어져 나가는 기체 일부와 내부 장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함께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양된 헬기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했는지 여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해군 청해진함에 인양된 헬기는 이른 시일 내 포항항으로 이동한 후 사고원인 조사 등을 위해 김포공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관계 당국은 소방헬기 동체에서 유실된 시신이 동체 인양 지점 인근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상여건이 나아지면 해당 지점 주변을 철저히 수색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미발견 실종자 5명에 대해서도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해상 수색에 나서는 한편 사이드스캔소나, 무인잠수정 등 관련 장비를 총동원해 수중 수색도 병행할 방침이다.

해경은 동체 밖에서 발견한 시신 2구를 2일 오후 9시께 심해잠수사 포화 잠수를 통해 인양 수습, 3일 오전 소방헬기로 울릉도에서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8분께 독도에서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모두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이륙 후 인근 200~300m 지점에 추락했다.

사고 당시 독도 주변 해역은 맑은 가운데 초속 10m 안팎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소방헬기는 독도 인근 어선에서 작업하던 선원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독도에서 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던 중이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남쪽으로 이륙하던 헬기가 비스듬히 가다가 고도를 낮추기에 이상해서 봤더니 바다에 추락했다”며 “폭발음이나 불꽃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가 나자 관계 당국은 독도 인근 해상에 해경 경비함정 20여 척, 해군 항공기 10여 대, 심해잠수사 50여 명 등을 급파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사고 발생 14시간 만인 지난 1일 오후 2시께 헬기 동체가 독도 남서방 600m, 수심 72m 지점에서 제일 먼저 발견됐다.

발견 당시 헬기 동체는 거꾸로 뒤집혀 프로펠러가 해저 면에 닿아 있는 상태였다.

이어 헬기 꼬리가 동체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90m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다.

무인잠수정을 통해 외부에서 제한적으로 확인한 결과 동체 내부에서 1구, 꼬리 부분 인근에서 2구 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동체 내 시신 1구는 헬기 구조물에 가려 발부분만 확인됐으며 꼬리 쪽에서 발견된 시신 2구의 위치는 동체로부터 각각 110m와 150m 지점에 있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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