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청년 실업 대안 될 수 있나

추현호

콰타드림랩 대표

지역 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통계 수치보다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며 느끼는 청년 실업 체감률은 훨씬 매섭게 다가온다.

청년 창업 멘토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상담소 및 센터를 찾아오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창업은 원해서 시작하는 경우보다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의 창업아이템과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여러 생각이 들곤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통계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5년 차 창업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27.5%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통계와는 별개로 업계 관계자와 창업 전문가들은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만큼 창업하기 좋은 시대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지역의 청년 창업 생태계가 과거에 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다차원적, 다변적, 양적 그리고 질적 변화를 이뤄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창업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해비타트(hightech habitat)와 같은 구조적 인프라가 갖춰져야만 한다. 우수한 창업가가 배출되는 교육기관, 풍족한 벤처캐피털 자금, 창업가들이 손쉽게 회사를 만들고 합병할 수 있는 법률 시스템, 스타트업 멤버간의 이직과 교류가 활발한 네트워킹 문화 등이 바로 실리콘 밸리의 주요한 성공요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거시적 환경이 갖춰지고 미시적 차원의 창업 기업의 혁신과 스캐일 업을 위한 열정이 동시에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청년 창업이 취업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청년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이 고민해야 할 본질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국 회사제품과 서비스의 차별성이다. 거시적 창업환경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사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회사 그 자체의 서비스와 제품의 품질이 고객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외부 지원에 의존한 스타트업은 결코 자생할 수가 없다. 청년 스스로 창업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1일 강원도 한림대학교에 개최된 국제지역혁신포럼에 토론자로 초청되어 포럼의 전 과정을 함께했다. 스코틀랜드의 글렌위비시스 디스틸러리(양조장)를 청년들과 지역 커뮤니티의 펀딩으로 살려낸 크레이그 맥리치와 함께 토론을 이어가며 시장 경쟁력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중요한 포인트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 실업의 대안으로서 청년 창업이 주목받는 요즘 창업 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지속 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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