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흐름에 맞는, 지역 인재를 키우는 그런 공천과 선거가 병행돼야 합니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11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중견언론인모임인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서 영남권 3선이상 의원 용퇴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잇따라 제기된 데에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당 본산인 TK(대구·경북)에서 당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해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납득은 간다”며 “하지만 TK 의원으로서 총선때마다 TK 의원들이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물갈이를 당하는 데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TK를 위한 중요한 지역적 문제 해결 때 당에서 무거운 목소리를 낼 중진이 없다”며 “지역에 무게감 있는 중진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보수는 강경, 중도, 온건, 합리적 등 스펙트럼이 넓은데 보수끼리 서로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어려운 구도”라며 “그럼에도 3~5%로 당락이 결정되는 수도권 선거에서는 1등 민주당, 2등 한국당 구도로 갈 수 밖에 없는만큼 보수통합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한다면 한국당은 빅브라더 입장에서 덩치가 작은 정당에 들어올 명분을 만들어주는 통합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보수통합의 큰 ‘산’인 탄핵과 관련해서는 “탄핵은 누군가의 책임으로 치부하고 해결할 수 없다”며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돌이표 찍고 다시 돌아가는 과정의 연속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이 보수통합관련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승민계와 이와 반대인 우리공화당 가운데 취사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의석수 절반을 가진 서울과 경기, 인천 선거를 위해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둘지 등에 대한 진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큰 결정에는 대승적인 수용 등과 같은 변곡점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며 “보수 우파 위기가 지금이라면 탄핵에 대해 대승적 수용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인재영입을 두고는 “당의 정책 등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잘 알릴 수 있는 홍보기획이나 미디어관련 전문가 중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공천 과정을 보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필두로 청와대의 주도적인 의사과정 하에 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연쇄적으로 불출마 선언이 있거나 현역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 안정을 위해 말 더 잘듣는 국회의원으로 물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솥밥 먹던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들의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또 청와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뛰어넘는 빅이벤트를 통해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가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보고된 내용을 보면 정부가 올해 12월 남북정상회담, 내년에는 빅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빅이벤트는 총선 임박해서 방송을 틀기만 하면 매일 소식이 전해질 정도이고, 빅이벤트 뒤에는 대한민국 정치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여론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당내 인지도와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남겨진 숙제다. 이제라도 더 신경써서 액션을 취하도록 하겠다”며 “당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데 조타수 역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것을 두고는 “현재는 염두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추후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