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시인 이장희 그린 뮤지컬 ‘푸르고 푸른’

발행일 2019-11-12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4~17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진행

뮤지컬 ‘푸르고 푸른’의 한 장면.


극단 구리거울은 고월 이장희 타계 90주년을 맞아 기획한 뮤지컬 ‘푸르고 푸른(부제 청춘에게 바치는 시)’을 14~17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선보인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대구문화재단 우수기획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작품은 한국 근대 시단을 이끌었던 대구 출신 시인들의 이야기다. 이장희, 이상화, 백기만, 세 청년 시인의 우정과 그들의 예술세계를 기린 작품으로, 한국 모더니즘 시의 지평을 연 이장희와 민중 항일시를 쓴 이상화를 통해 1920년대 한국 시단을 살펴볼 수 있다.

뮤지컬 ‘푸르고 푸른’의 한 장면.


다섯살에 어머니를 잃은 장희는 계모의 냉대에 시달리다 일본 교토중으로 유학을 떠난다. 교토에서 뮤즈 에이꼬를 만나 슬픔을 시로 풀어내는 문학청년 장희는 신학교 진학을 꿈꾼다. 그런데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인 아버지 이병학은 장희에게 귀국을 명해 자신의 친일사업을 도우라고 강요한다. 이를 거역한 탓에 집에서 쫓겨난 장희는 평생을 궁핍과 고독에 시달리며 시를 쓴다. 다행히 상화와 기만의 독려에 힘입어 동인지에 시를 발표하고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아버지의 친일활동에 대한 죄의식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장희의 영혼은 사위어 가고, 속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이 작품은 친일파의 아들 장희와 우국지사의 자손 상화의 갈등과 우정, 에이꼬와의 애틋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 등 매력적인 스토리가 투명한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피아노 라이브로 진행돼 음악적 매력을 더한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견딘 엘리트 모던보이들의 고민과 갈등, 선택 그리고 근대 다방의 풍경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대본·연출은 김미정, 작곡 및 음악감독은 편준원이 맡았으며, 정도원, 김은영, 윤식, 임준성이 출연한다. 특히 유명 크로스오버 그룹 유엔젤보이스의 리더보컬이었던 정도원이 장희로 돌아온다. 목·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3·7시, 일요일 오후 2시.

전석 3만 원. 문의: 053-655-7139.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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