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반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안동한지’

우리 고유의 멋과 얼 그리고 숨결이 그대로 간직된 안동한지

안동한지 공장은 우리 조상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안동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안동한지 공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학생들이 직접 한지제조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안동한지 공장 내 ‘상설전시관’에서는 전통한지공예품, 닥종이 인형, 지승공예, 한지패션, 서예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 고유의 멋과 얼 그리고 숨결이 그대로 간직된 안동한지.
제10회 안동한지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김인숙씨의 김장.
제10회 안동한지축제에서 금상을 받은 이창숙씨의 공작봉황도.
안동한지는 하회마을이 있는 풍산읍에 위치해 있다.
한지는 중국의 화지(華紙)와 일본의 화지와는 달리 닥나무 껍질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손으로 뜨는 소초지(수록지)를 말하며 우리나라에서 제조되는 종이다.

종이라는 어원을 살펴보면 닥나무 껍질인 저피에 어원을 두고 저피→조비→조해→종이로 순차적으로 변해왔다. 여기에서 종이는 한지의 의미와 가장 가깝다.

한지의 기원은 종이의 제조법이 언제 전해졌는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제지술의 전래초기에 사용됐을 원료와 제법 등 몇 가지 방면에 연구해 봄으로써 우리나라 종이의 기원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최초 종이는 서기 전 2세기경 중국에서 발명됐다. 105년 한(漢)의 채륜(蔡倫)이 생인피 섬유를 사용해 종이를 제조하는 방법을 개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의 제지 기술은 고구려 소수림 왕 때의 372년에 불교의 전례와 함께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문자의 발명과 종이의 탄생은 학문발전과 지식전달 수단으로 인류에게 문명의 진보를 이루게 해준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줌으로써 인류의 문화발달과 문화형성에 많은 공헌을 했다.

◆천 년 이상 가는 한지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보존이 쉬운 질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세계적으로 계속돼 온 국가적 사업이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 고유의 한지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됐던 것이다.

우리 선조는 중국으로부터 종이 제작 기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중국이 종이 재료로 마, 죽순 등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우리 선조는 리그닌(lignin)과 홀로셀룰로오스(holo-cellulose) 성분이 이상적으로 함유된 닥나무를 사용했다.

여기에 천연재료인 잿물과 닥풀(황촉규) 등을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천 년 이상 오래가는 중성지인 한지를 만들었다.

안동에서 제조되는 한지는 우리 선조의 제조방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한지가 생산되지만 옛 방식 그대로 제조되는 곳은 전국에서 안동을 비롯해 원주, 전주 지역뿐이다.

◆안동한지, 전통방법으로 생산

안동한지는 안동의 풍부한 물과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닥나무를 원료로 한다. 여기에다 노련한 기술자의 투철한 장인정신이 결부돼 순한지를 전통 방법으로 생산해 우수한 재질을 갖고 있다. 전국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안동한지는 서기 670년 의상대사가 화엄사를 건립할 때 화엄경을 석경으로 조각한 화엄석경, 즉 보물 1040호 ‘구례 화엄사 화엄석경’을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 2001년 6월 복원할 때 탁본용 한지로 공급됐다.

안동한지는 2003년 8월 안동시 지정특산품으로 선정됐다.

안동시 풍산읍에 위치한 안동한지 공장은 우리 조상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장으로써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안동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공장 내 ‘한지체험장’에서는 직접 한지를 만들어 볼 수 있어 우리의 전통 계승과 학습효과를 높이고 있다. ‘상설전시관’에서는 닥종이를 원료로 해 만든 전통한지공예품, 닥종이 인형, 지승공예, 한지패션, 서예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안동시는 안동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고수 외 안동한지를 예술적으로 승화하기 위해 매년 한지대전 및 한지축제를 안동한지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해 개최하고 있다.

한지축제는 매년 전국에서 100점 이상이 출품되고 있다. 우수한 작품 전시와 각종 체험행사를 통해 전통한지가 대중속으로 스며들고 전통공예를 전승할 수 있는 매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정부에서는 전통한지를 이용해 ‘훈·포장’ 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안동시청과 경찰청 등은 표창장과 임명장에도 사용하고 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융합되는 안동을 만들기 위해 한지문화를 세계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우리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 또한 우리 몫이다. 전통계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도에 따라 질과 호칭 달라

우리 조상의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문화가 가장 잘 보존돼 있는 것이 한지다. 천 년 동안 변하지 않으며 용도에 따라 그 질과 호칭이 다르다.

문에 바르면 창호지, 족보·불경·고서의 영인에 쓰이면 복사지, 사군자나 화조를 치면 화선지, 연하장·청첩장 등으로 쓰이는 솜털이 일고 이끼가 박힌 것은 태지라고 한다.

생산품목은 서예용으로 쓰는 국내 백닥화선지, 일반화선지, 문 바를 때 쓰는 창호지·중지·운용지, 벽지용 피지, 족자에 배접할 때 쓰는 배접지, 장판지, 책 만들 때 쓰는 책지( 미사라시 운용지), 고급 인테리어용으로 쓰는 요철지, 전문화가가 쓰는 100·120호, 한지 공예품 만들 때 또는 포장지로 쓰는 색한지 등 60여 종류나 된다.

한지의 효능은 △먼지, 냄새를 빨아들인다. △공기를 맑고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를 보호한다. △한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은 눈에 부드럽다. △빼어난 흡수성과 발산성을 지니고 있다. △자연환경 정화에 도움을 준다.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강하고 끈기있는 성질은 온화하게 만든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준다. △천연재료에 염료의 배합에 따라 부드럽고 차분함을 준다.

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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