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 크루서블의 한 장면.
▲ 크루서블의 한 장면.


대구시립극단은 제49회 정기공연으로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크루서블’(원제: The Crucible)을 다음달 7~8일 양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한다.

아서 밀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떠오른 미국의 대표 극작가로 현대 희곡의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단체상을, ‘다리 위에서 바라 본 풍경’(A View from the Bridge)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미국의 암울한 시대뿐 아니라 개인의 비극적인 삶까지 심도 있게 묘사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크루서블’은 1692년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실제 있었던 마녀재판이 배경이다. 이 작품은 세계 연극사와 영미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수작이자, 현재도 연극영화과 입시와 연극 오디션에서 자주 출제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연극뿐 아니라 영화로도 다수 제작됐다.

▲ 크루서블의 한 장면.
▲ 크루서블의 한 장면.


이 공연은 집단적 광기가 만든 조작된 진실이 인간의 죄의식을 마비시키고 심지어 억압된 개인들의 욕망까지 분출하게 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그러진 집단이 개인을 통제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도가니 속에서, 양심을 지키려는 인물과 악의 힘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의 본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심이 극으로 치달을 때 인간 존엄에 대한 경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특별히 원로 연극배우 홍문종, 채치민, 이송희가 출연한다. 이들은 역대 대구시립극단 훈련장(트레이너)으로 활동했다.

대구교육박물관 김정학 관장이 번역으로 참여했다. 그는 다양한 공연 경험과 더불어 25년간 방송 프로듀서를 지낸바 있다. 그리고 공연에 앞서 번역자로서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최주환 예술감독은 “명작이 갖는 힘은 동시대성에 있다. 이 작품 또한 시대를 초월해 지금의 우리에게 진지한 성찰을 요구한다. 17세기 매사추세츠에서 바라 본 인간성의 상실과 회복이라는 화두를 21세기의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며 “관객들은 명작의 힘에 감동을 받음과 더불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가치관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R석 1만5천 원, S석 1만2천 원. 문의: 053-606-6323.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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