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사용후핵연료정책재검토추진 지역실행기구 갈등 속 출범

발행일 2019-11-21 17:49:2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1일 경주 월성원전환경감시센터에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몸싸움 가운데 회의 진행

21일 경주 월성원전환경감시센터에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추진을 위한 지역실행기구 발족식이 개최됐다. 회의장 현관 입구에서 위원들의 진입을 막는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1일 경주 월성원전환경감시센터에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추진을 위한 지역실행기구 발족식이 개최됐다. 회의장 현관 입구에서 위원들의 진입을 막는 환경단체는 물러가라고 지역 주민들이 외치고 있다.
경주지역의 사용 후 핵연료 정책 재검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지역실행기구가 21일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위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막는 환경단체와 이를 저지하는 지역 주민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격한 대치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이날 양북 월성원전환경감시센터에서 사용 후 핵연료 정책 재검토 추진을 위한 지역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주관할 월성원전 소재 지역실행기구(이하 실행기구)를 원전소재 지역 중 가장 먼저 출범했다.

동경주지역 주민들은 월성원전환경감시센터 현관 앞에서 실행기구 출범을 촉구하는 한편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방해하는 환경단체의 진입을 저지했다.

특히 주낙영 경주시장이 회의장으로 들어간 뒤 정정화 재검토위원장의 진입을 환경단체 회원들이 막아서자 주민들이 방어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갔다.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는 2016년 수립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의견수렴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사회적 합의를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공론화 사업이다.

경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월성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포화가 임박한 가운데 올해 안으로 임시저장시설 맥스터 확충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월성 2~4호기의 운영도 어려울 수 있어 의견수렴의 속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월성원전 건식저장시설의 추가 건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 내 착공돼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6년부터 행정절차 등을 준비해 오던 중 정부의 재검토 결정에 따라 정책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날 지역실행기구 출범에 앞서 경주시장과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위원장은 향후 지역실행기구 주관으로 추진되는 의견수렴 절차가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하고,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 제6조에 의거 중립적 인사 15인으로 지난 5월29일 구성됐다. 정부의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한 재검토 의견수렴을 전담하는 위원회다.

월성원전 지역 의견수렴 프로그램을 주관할 실행기구는 의견 수렴 전문가, 시의회 의원, 원전소재 주민대표, 시민단체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공정하고 폭넓은 지역의견 수렴으로 주민 안전은 물론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월성원전의 운영 현황을 고려한 적기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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