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청년시범마을 사업, 조금씩 성과

▲ 의성군이 청년 예술가를 의성으로 불러모으기 위해 청년예술캠프 예술의성 프로젝트인 안계상회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옛 안성목욕탕 안내실 모습.
▲ 의성군이 청년 예술가를 의성으로 불러모으기 위해 청년예술캠프 예술의성 프로젝트인 안계상회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옛 안성목욕탕 안내실 모습.


▲ 주민들이 사용하던 목욕탕이 ‘예술 의성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은 한 어린이가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 주민들이 사용하던 목욕탕이 ‘예술 의성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은 한 어린이가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 주민들이 사용하던 목욕탕이 ‘예술 의성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주민들이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주민들이 사용하던 목욕탕이 ‘예술 의성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주민들이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쓰레기 봉투가 가득한 욕탕을 주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정민규 작가 작품.
▲ 쓰레기 봉투가 가득한 욕탕을 주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정민규 작가 작품.
▲ 안계상회 전시회 포스터.
▲ 안계상회 전시회 포스터.
의성이 청년층 유입으로 활기가 띠고 있다.

청년을 모으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의성군과 경북도가 추진 중인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사업 등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9 의성이웃사촌청년예술캠프 예술 의성 프로젝트’를 통해 열린 ‘안계상회’ 전시는 전국의 청년예술가들이 참여해 시선을 끌고 있다.

전국의 청년 예술가들이 의성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될지를 ‘안계상회’ 전시가 열리는 ‘안성예탕’에서 전망을 해본다.

◆전국에서 모인 청년예술가…안계와 의성의 모습 담아

안성예탕은 안계시장 내에 위치한 안성목욕탕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198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주민들이 사용하던 목욕탕이 ‘예술 의성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년예술가들이 안계면의 지역 자원을 활용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이를 전시·공연·퍼포먼스 등의 활용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예술의성 프로젝트 안성예탕’이라는 위풍당당한 플래카드와 대조적으로 내부 모습은 친근하면서도 색달랐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비슷한 규모의 전시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잘 준비된 것이 보였다.

안계를 비롯한 의성을 담아냈기 때문인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작품들로 채워진 것도 인상적이었다.

1층 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보인 것은 욕탕 안을 가득 채운 쓰레기봉투로, 정민규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가 쓴 ‘쓰레기는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소비하고 버리는 행위와 소비되어 버려진 물체, 쓰레기가 사회 구조와 관계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작품설명에 쓰레기봉투가 새롭게 보인다.

천천히 작품을 응시하던 중 ‘안성예탕’을 관리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허인철 도슨트(전문 안내인)가 조심스럽게 작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작품 옆에 쓰인 해설보다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특히 ‘쓰레기는 그 사람의 흔적을 보여준다’는 작가의 생각을 알고 나니 크게 공감이 가 작품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전시는 ‘관계’라는 주제를 통해 작가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타인의 의식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또다시 타인을 의식하게 되는 애매모호한 틀 안에서의 반복’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진 김상덕 작가의 드로잉, ‘하루하루의 일상이 겹쳐져 만들어진 우리의 삶’을 표현한 권수현 작가의 작품, 어릴 적 목욕탕에서 겪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글씨를 청각적·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손유화 작가의 작품 등 관람객에게 다가가기 쉬우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특히 김현진 작가의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일어난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의성군 비안면 작두골에서 50여 명의 주민이 희생된 비극을 표현해 시선을 끌었다. 작가는 이 사건의 기억을 담은 현장에서 식물표본과 흙 등을 채취해 천과 종이 위에 시아노타입 방식으로 프린트했다.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뿌리 내리고 있는 식물은 민초들을 상징함과 동시에 사건의 목격자이기도 하다’라는 작가의 설명은 단아하게 놓인 마른 꽃과 잔가지를 본이라면 누구나 의성의 아픈 역사를 가슴에 새기게 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Canon-관계’로, 첫 번째 전시인 ‘미메시스-바라보기’에 이어 열렸다. 한편 지난달 14일부터 열린 ‘안계상회’ 전시회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되는 ‘카타르시스-즐거움’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이후 주민들의 작품으로 꾸며지는 ‘안계반상회’가 그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주민을 전시 안으로 끌어들인다, ‘안계사랑방’

청년예술가들의 활동은 전시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곡배우기 △사진, 이미지로 이야기하기 △그리고 읽고, 그리고 읽고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생활 목공예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기초드로잉 등 예술가들이 직접 준비한 주민예술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한다.

다음달 16일부터 ‘안계반상회’라는 제목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안성예탕’을 청년예술가들의 전시장이자 군민들의 예술 활동 및 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시킬 예정이다.

이번 ‘예술의성 프로젝트 안성예탕’뿐만이 아니다. 활력 넘치는 희망의성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다양한 방면에서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웨딩 앨범을 제작하는 ‘노비스르프’와 여성리빙편집숍 ‘화림: 꽃이 숲을 이루다’ 등 도시청년 시골 파견제에 참여한 청년들의 성공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의성군의 적극적인 청년유치 사업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의성군은 이에 따라 지역 산업구조에 맞는 푸드테크 관련 산업분야를 특화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의성형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지원사업’을 추진, 추가 모집에 나섰다.

모집인원은 5명으로 3명 내외의 팀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대상은 창의적인 창업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신청일 기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경북 외 지역인 만 19세 이상 45세 이하의 청년이면 된다.

의성형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은 본인의 창업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의성군에서 성공적으로 창업·정착할 수 있도록 1인당 3천만 원을 지원한다. 선발된 청년은 전담 멘토, 사업화 교육 프로그램, 경영·자문 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푸드테크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다. 기존 식품 관련 서비스업을 빅데이터와 비콘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해 새롭게 창출한 산업으로 생산부터 가공·유통·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이 급격히 성장 중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변화하는 의성’

의성군은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성공적인 사업화를 통해 군의 특화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청년이 몰리는 이유다.

의성군은 올해 △스타트업 부트캠프 △지역청년 정착 활력화 사업 △맞춤형 창업캠프 △의성로컬 창업캠프 △일자리 스타트업 경진대회 등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청년을 모으기 위한 의성군의 의지와 다양한 지원사업과 매력을 느낀 이들이 많아졌다.

이에 2021년 예정된 ‘영미숙 창업허브센터’ 입주가 시작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청년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성군의 이런 사업은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추진 중인 △청년주거지·신규 주거단지 조성 등의 청년주거지원 △도시재생사업 △안계 행복플랫폼 조성사업 △다 함께 돌봄 사업 등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의성군은 살기 좋은 여건을 조성, 매력있는 의성을 만들어 청년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기성세대들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청년들의 열정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부족한 것은 청년들의 패기가 아니라 사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회다”며 “의성군은 청년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고, 의성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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