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여섯번째)가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여섯번째)가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사실상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겠다고 밝히면서 TK(대구·경북) 내총선 물갈이 명단인 ‘살생부’가 나도는 가운데 이에 포함되는 의원이 당 총선기획단에 이름이 올라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총선기획단이 사무처를 통해 과거 기준·사례 등을 검토, 공천 배제 기준에 대한 초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생부에 나도는 ‘흠’이 있는 의원들이 제대로된 컷오프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박맹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총 12명의 총선기획단을 구성했다. TK에서는 대구 C 의원이 간사를 맡았고 경북 L 의원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 가운데 당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 3분의 1 컷오프’ ‘현역 의원 절반 물갈이’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이에 TK에서도 10명 안팎의 의원이 컷오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3선 이상, 박근혜 탄핵사태 책임, 막말 논란, 지난 지방선거 성적 등을 통해 구체적인 TK 의원 실명이 거론되는 살생부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총선기획단에 포함된 의원들이 살생부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표적 친박 인사들로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기초 단체장 자리를 내주면서 책임론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정가에서는 이들이 포함된 총선기획단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컷오프 기준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들 모두 친박에서 황교안 체제 이후 대표적 친황으로 떠오른 인사들”이라며 “이들이 자신들의 흠과 관련없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은 정확하고 공정한 공천룰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물론 이들이 만든 공천룰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고 공천관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다”며 “앞으로 나올 컷오프 기준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총선기획단은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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