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8일만에 병원에 입원하면서 한국당은 더욱 강경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28일 황 대표를 대신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동조 단식에 나서며 극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당의 강경해진 태도에 여야의 패스트트랙 논의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 자유한국당에서 이 단식을 이어나간다”면서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발적 동참은 모르겠지만 릴레이 단식의 형식은 아니라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가는 제1야당 대표를 보고도 전화 한 통 없는 청와대, 문 대통령 스스로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 않았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구체적인 투쟁 방안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우리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황 대표의 단식 투쟁과 궤를 같이 해서 의원 전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등 2대 악법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만 설명했다.

현재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저지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카드에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의원직 총사퇴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의원 전원 단식 등 극한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의지를 보이면서도 불가피할 경우 일방 처리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국회는 할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와 공수처 신설에 동의만 한다면 민주당은 협상에 매우 유연하게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가 마지막까지 자유한국당을 포함하는 합의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이날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 처리 반대 의견으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한국당에 맞서 장외 농성 맞불을 놓으며 대치 국면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한편 황 대표는 병원에 입원 중인 가운데 농성장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을 우려한 가족들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단식의 불씨를 이어가야 한다는 기류가 흐른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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