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경장건축과 ‘공덕 신앙’ 담은 회전식 경장 가치 인정



▲ 예천 용문사 윤장대. 문화재청 제공
▲ 예천 용문사 윤장대. 문화재청 제공
846년 동안 백성에게 불교 경전의 역할을 대신해 온 예천 용문사 윤장대가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각각의 보물로 지정된 예천군의 보물 제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醴泉 龍門寺 大藏殿)과 보물 제684호 윤장대(輪藏臺)’를 통합해 한 건의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승격해 제328호로 지정했다고 2일 밝혔다.

문화재위원회(건축·동산분과)는 용문사 대장전(건축물)과 윤장대(동산)의 건립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두 보물이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이며, 역사·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한 건의 통합한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예천 용문사는 신라 경문왕대 두운선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초암을 짓고 정진했고 후삼국 쟁탈기에 왕건과 관계를 맺으며 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 국난(김보당의 난) 극복을 위해 조응대선사가 발원하고 조성한 것이다. 고대 건축물로는 매우 드물게 발원자와 건립시기, 건립목적이 분명하게(1185년) 드러나 있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초창 이래 여러 차례 수리된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윤장대에서 확인된 천계오년(1625) 묵서명과 건축의 양식으로 미뤄볼 때 17세기에 수리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전은 일반적으로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건물이다. 용문사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건립된 건물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용문사 대장전은 다포계 맞배지붕 건물로 초창(1173년) 이후 8차례 이상의 중수가 있었으나 초창 당시의 규모와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으로 전륜장, 전륜경장, 전륜대장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신앙이 더해져 불경을 가까이할 시간이 없는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시대에 건립되어 여러 국난을 겪으면서도 초창 당시 불교 경장 건축의 특성과 시기적 변천 특징이 기록 요소와 함께 잘 남아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교 경전신앙의 한 파생 형태로 한 쌍으로 된 윤장대는 동아시아에서도 그 사례가 없고 국내 유일이라는 절대적 희소성과 상징성에서도 국보로 승격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용갑 기자 kok9073@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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