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에세이, 행복한 나로 살기



누구는 삶을 치열한 전쟁터라고 비유한다. 주어진 삶이 다른 듯 살아나가야 하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세권의 책에는 삶의 고민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책에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자유롭게 행복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한겨레출판사/348쪽/1만4천 원

저자는 책에서 관계에 주목한다. 어린 시절부터 따라가며 부모, 연인, 사랑하는 두 딸, 친구, 새롭게 만난 가족 등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관계의 범위를 보여주며 여운을 남긴다.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성장한 이야기, 남편과의 이별 과정에서 감지한 또 다른 형태의 우정, 단순한 모녀 관계 그 이상인 두 딸과의 관계 등이 다채롭게 다뤄진다.

저자는 한때 좋은 환경에서 부모 사랑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을 만나야 잘산다는 말, 그런 사람이야말로 사랑을 주고받을 줄 안다는 명제 아래, 친구도 연인도 좋은 환경과 원만한 성정을 가진 사람들로 채웠다. 그러다 점점 삶이 확장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정상의 기준으로 규정되지 않는 환경 속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오히려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의 환경과 조건이 남들보다 더 낫고 바르다고 확신한 이들이었다는 사실을.

주어진 환경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부딪치고 성찰할 기회를 누리지 못하거나 차단하는 태도가 문제였음을. 저자는 말한다. “세계의 확장은 주어진 안락함과 풍요로움이 의해서가 아니라 얼마만큼 스스로, 그리고 타인과 연대하며 삶을 개척해 나갔는가에 있다”고 말이다.

저자는 수많은 관계에서 각각 다른 사람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오롯이 나로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수많은 관계의 의무에 압사당하지 않으려면 책임과 강박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약간은 헐거울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설득하고 협상하고 타협함으로써 보다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래서 더 행복하고 기쁘게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온 이 책에서의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는 아프지만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삶은 날씨와 같다고 말한다. 언제나 화창하지만은 않다고. 책은 작가의 투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줄의 글은 그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며 어쩌면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상처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스님/정토출판/272쪽/1만4천800원

이 책은 지난 8년간 아침마다 SNS를 통해 전해진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묶었다.

책장을 펼치면 누구나 짊어질 만한 질문들과 겪을 수 있는 상처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지 고민입니다.” “큰 꿈을 이루려고 무리하다 보니 자꾸 몸이 아프고 불안해져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많고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합니다.” “사는 게 우울하고 꿈이나 열정이 없어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눈치 보고 아부하기 싫어요.” “영업직에 있는데 사람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까요?”

각자의 문제를 이야기 하지만,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선물한다. 나를 돌아보고 문제의본질을 고민하면서 진짜 내 모습이 어떤지,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이같이 조언한다.

“후회와 근심 걱정으로 괴로울 때는 ‘내가 또 꿈을 꾸고 있구나.’ 하고 바로 깨어나야 합니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저기가 아닌 여기 남이 아닌 나에게 깨어 있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길입니다.” “좋고 싫음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자기 마음의 습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화도 이런 마음의 습관에서 나옵니다. 마음의 습관에 끌려가지 않을 때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삶이 별것 아닌 줄 알면 인생이 그대로 자유로워집니다.” “‘왜’가 아니라 ‘어떻게 살까’ 생각하면 방법이 나옵니다. ‘오늘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하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 그건 나의 선택입니다.”

책 첫장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자기 사랑의 시작입니다’란 글귀가 법륜 스님의 친필로 박혀 있다. 저자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의 진솔한 고민들이 담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안녕, 동그라미

일이 지음/볼름/288쪽/1만2천800원

아내의 진갈색 눈동자에서 시작해 사과, 동전 파스, 풍선, 카스텔라, 드래곤볼, 공, 생활 계획표, 혓바늘 등을 거쳐 혈액형 O형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양한 형태, 색상, 질감을 가진 60개의 동그라미들을 관찰한다.

책은 동그라미들에 관한 흥미로운 관찰의 결과물이다. 그때 떠오른 애틋한 감정과 유쾌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저자가 포착한 동그라미들은 모두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소한 것들이다. 제품디자이너이기도 한 그의 단상에는 당연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낯섦은 잊고 지냈던 삶의 자세,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기억들을 상기시키고 이내 반가움을 안겨준다. 그렇게 무심코 지나쳐왔던 동그라미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순간, 그 동그라미는 흔하디흔한 것이 아닌 나만의 이야기가 깃든 특별한 것이 된다.

어디로 향하든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에는 두려움과 두근거림이 동시에 일렁인다. 결과를 향해가는 과정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동그라미를 그릴 때도 그렇다. 시작점을 찍어 다시 그 점을 만나기까지, 완벽하고 완전한 동그라미를 그리고 싶어 손에 잔뜩 힘을 주지만, 손이 떨리고 선은 삐뚤어지고 찌그러진 모양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늘 완전, 완벽, 안정을 추구하지만 막상 현실은 순탄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동그라미가 그렇듯, 삐뚤빼뚤한 대로 멋있고 찌그러진 대로 재미있는 게 삶이다고 말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동그라미들을 천천히 들여다보자. 그 속에는 햇살처럼 빛나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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