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법인과 법정소송하는 동안 노후화 심화, 임대나 직영, 식물원 조성 등 다각도로 방안 찾

▲ 구미시 옥성원예시설단지 전경.
▲ 구미시 옥성원예시설단지 전경.
구미시가 183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옥성면 시설원예단지의 처리를 두고 고심 중이다.

한때 스프레이 국화 등을 재배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등 지역 농가소득 증가에 기여했던 시설원예단지는 현재 4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구미시는 2015년 2월 한 농업법인에 사용료 5억3천8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5년간 사용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이 농업법인이 2년 차 사용료를 내지 않자 2016년 5월 사용허가를 취소했다.

백향과라는 열대 과일을 재배한 이 농업법인은 수익이 나지 않자 보일러 등 시설물 개보수 관리책임을 물어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구미시가 시설원예단지를 점유하게 됐지만 농업법인은 “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을 임대했다”며 구미시를 상대로 계약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사용허가를 내 줄 당시 상태 그대로 시설을 넘겨주기로 약속했는데 농업법인이 기술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떠넘기려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업법인과의 소송이 길어지면서 10만1천594㎡ 부지 내 8만2천642㎡의 유리온실은 더욱 노후화돼 당장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구미시는 이에 따라 올해 각계 전문가 20명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2차례에 걸쳐 시설원예단지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당장 임대하려 해도 시설 개보수에 40억 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야해 결정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농업시설 조성과 용도를 변경해 식물원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김종성 구미시 농정과장은 “일부에서 매각을 요구하고 있지만 임대나 시 직영, 식물원 조성 등 다각도로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대를 하지 않을 경우 내년쯤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설원예단지는 1997년부터 유리온실에서 연간 20여 종의 스프레이 국화를 재배해 한때 1억2천 그루를 생산하는 등 흑자경영을 했다. 하지만 엔화 환율 하락과 유가 인상, 동남아 국가의 일본 시장 잠식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문을 닫았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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